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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센티 Jun 23. 2022

매일의 동화 22

굴렁쇠

  "이건 너만 알고 있어. 아란이가 말이지..."

승하가 서율이에게 소곤소곤 말했어요. 서율이는 승하의 말을 듣고  놀란 토끼눈을 하였어요.

"진짜?"

"응, 내가 직접 들었다니까."

서율이의 얼굴이 일그러졌어요.

"으, 너무해."


서율이는 집에 가는 길에 예지를 만났어요. 서율이의 입이 근질근질했어요.

"이거 너만 알고 있어. 승하한테 들었는데 아란이가 말이지..."

예지가  서율이의 말을 듣고 얼굴을 찌푸렸어요.

"아란이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이다!"


예지는 피아노 학원에서 다연이를 만났어요.

다연이는 예지의 단짝이에요. 둘은 서로 비밀이 없기로 약속했었어요. 그래서 예지는 오늘 들은 비밀을 다연이에게 말하기로 했어요.

"이건 진짜 비밀인데 너만 알고 있어. 예지한테 들었는데 아란이가 말이지..."

다연이의 눈동자가 흔들렸어요.

"아란이가?"


다연이 엄마가 다연이의 머리를 곱게 빗겨 주었어요.

다연이는 아까 들은 예지의 말이 생각났어요. 예지는 비밀이라고 했지만 엄마한테는 괜찮을 거예요. 어른이니까요.

"엄마, 아란이 알지?"

"응, 알지. 옆 동에 살잖아."

"있잖아, 아란이가 말이지..."

엄마의 이마에 주름이 졌어요.

"아란이네 그렇게 안 봤는데..."


다음날이에요. 교실에서 아란이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어요.

친구들이 수군거렸어요. 선생님이 아란이를 조용히 불렀어요.  아란이는 선생님과 대화를  나눈 뒤 조퇴를 했어요.

친구들의 그런 아란이를 조용히 바라볼 뿐이었어요. 그때 연우가 승하에게 살며시 다가왔어요.

"아란이 머릿니 생긴 거 소문 다 났데. 누가 다 떠벌리고 다녔더라. 그래서 아란이 엄마가 화가 많이 났다는데."

승하는 뜨끔 했어요.

"그런데 그게 너라며? 너 아란이랑 친구 아니었어?"

승하의 얼굴이 창백해졌어요.

"아니야, 난 서율이한테만 말했는데..."

주변  친구들이 승하를 쳐다보았어요. 승하는 어쩔 줄 몰라했어요.



-내가 함부로 내뱉은 누군가의 비밀이 굴렁쇠가 되어 돌아올까 봐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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