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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센티 Jun 28. 2022

매일의 동화 24

잘 될 거야.

"절대로 나무에 부딪히면 안 돼! 알았지?"

하지만 난 영락없이 나무에 부딪혀 자전거와 함께 나뒹굴었다. 무릎과 팔뚝에서 빨간 피가 뚝뚝 떨어졌다.

아픔을 느끼기 전에 아빠가 화를 냈다.

"나무에 부딪히지 말랬더니 바로 들이받아!"

나 자신에게 속상했다. 분명히 피하려고 했는데 내 눈엔 나무만 보였다.


"뜨거우니까 절대 만지지 마! 알았지?"

하지만 난 그 뜨거운 손잡이를 맨손으로 만졌고 결국 손끝에 화상을 입었다. 엄마는 손끝을 찬물에 씻기며 화를 냈다.

"만지지 말랬더니 바로 만지면 어떻게 해!"

속상했다. 분명히 만지지 않으려고 했는데 절로 손이 가버린 내가 미웠다.


"이번 단어시험은 진짜 어려워요. 그러니까 더 열심히 외워야 해요."

하지만 난 시험을 망쳤다. 선생님이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현우는 노력이 부족해."

속상했다. 분명히 열심히 외웠는데 시험 때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난 머리가 나쁜 게 분명하다.


친구가 새로 나온 게임을 알려줬다. 상대팀과 싸워 이기면  보석을 얻고 그 보석으로 전쟁에 필요한 아이템을 살 수 있는  게임이었다.

"보이지? 적의 공격만 피하면 돼."

하지만 이상하게 적의 공격을  다 받았다. 결국 우리 팀이 게임에서 지고 말았다.

"넌 이렇게 쉬운 게임도 지냐?"

친구가 한심한 듯 말했다.  속상했다. 게임에서도 지다니...


태권도 학원에서 수련회를 갔다. 가기 싫었지만 엄마가 내 의견은 묻지도 않고 신청을  해버렸다.  

억지로 관장님을 따라 움직이는데 강이 나왔다. 강은 낮았지만  물살이 쌨고  징검다리는 작아 보였다.

여기저기 불만이 나왔다

"관장님. 여기를 어떻게 건너요?물에 빠질 것 같아요!"

관장님이 미소를 지었다.

"아주 간단해. 물을 보지 않고 다리만 보면 돼. 그러면 절대로 물에 안 빠진다."

"에이, 그런 게 어딨어요."

"내 말이 맞는지 안 맞는지 그건 건너보면 알 거다. 자, 시작!"

하나둘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내 차례가 되었다. 멈칫거리 관장님이 내 어깨를 두드렸다.

"현우는 잘 건널 거야. 징검다리만 보면 돼."

용기 내어 한 발짝 뛰었다. 가뿐하게  첫 번째 징검다리에 착지했다. 기분이 좋았다. 앞을 바라보니 널찍한 징검다리가 눈에 보였다.

장담할 수있다. 그날 내가 강을 제일 잘 건넜다는것을.


-내 앞에 닥친 일들이  잘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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