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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의 어려움

Direct Manager와 Beyond Manager

by 오디오포유

항암 치료 시작 후 집에만 있으니 많은 생각이 난다. 앞으로는 암 치료 후유증이 가끔은 많은 것들을 귀찮게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잡다한 생각이 더 많이 나를 지배한다.


문득 생각이 났다. 나의 MBTI 성향은 ENTJ. 나와 같은 성향을 갖은 사람들을 찾아보니 스티브 잡스, 고든 램지, 버니 샌더스, 빌 게이츠. 겉으로 그럴 싸 하지, 고집이 보통이 아니다. 나도 그렇다. 좀처럼 굽히지 않는 성격이다. 성과가 좋아도 같이 일하기 힘들었을 거다.


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다른 곳에서 열심히 일 잘하고 있던 후배를 스카우트해서 같은 사업부에서 일을 하는데, 나는 미국, 후배는 한국에서 일을 했다. 나의 직속 매니저인 부사장께서 나의 Direct Staff인 후배와 같은 건물에 근무를 하다 보니, 내 Direct Staff 한테 직접적으로 일을 지시하시곤 했다. 일이 방향이 늘 같을 수만은 없다. 우선순위가 다르거나, 다른 방향의 일을 시키면 후배는 힘들어했다. 표현한 것만 여러 차례이니, 직접 표현하지 않을 것을 포함하면 아마 많았을 거다.


드라마 트리거 한장면_Beyond Manager.png 드라마 트리거(Unmasked)의 한 장면_Beyond Manager
드라마 트리거 한장면_Direct Manager.png 드라마 트리거(Unmasked)의 한 장면_Direct Manager

나의 대답은 늘 한결같았던 것 같다. 내가 책일 질 테니 내 지시를 따르라고. 만약 직속상관의 업무 지시와 다른 지시를 따를 거면 본인이 책임지라고. 나 역시 여러 차례 내 직속상관인 부사장님께 업무 지시는 나를 통해 해달라고 요청했었다. 하지만, 일하는 지역과 시간이 다르니 쉽지 않았을 거다.


큰 아이도 가끔씩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본인의 2차 혹은 3차 매니저가 직접 일을 시킨다고, 나의 대답은 일을 하되 반드시 직속 매니저한테 요청 사항과 진행 사항을 늘 업데이트해 주라고.


Direct Manager(1차 매니저)와 Beyond Manager(2차 혹은 그 이상의 매니저) 사이에서 늘 어려움을 겪던 후배는 시간이 흘러 나보다 늦게 퇴사는 했지만, 당시 일을 회상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지금 일하는 직장에서는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이 덜 있길 바란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도 가끔은 스텝을 건너뛰고 업무 담당자 한 테 일을 직접 시킨 적이 있었다. 그러다 생각이 날 때마다, Direct Staff 한데 담당자 한 테 지시했던 업무 내용을 알려 주었지만.


혹시 글을 읽는 분 중에 본인이 여러 단계를 관리하는 매니저라면, 촌각을 다투는 일이 아니라면, Direct Staff 한테만 업무 지시를 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Staff은 Beyond Manager로부터 직접적으로 업무 요청이 오면 Direct Manager 한 테 업무 내용을 공유하고, 경우에 따라 방향이 다르면 Direct Manager의 지시를 따르고, 결과에 대한 성과 및 책임은 Direct Manager가 갖는다면, Staff 여러분의 스트레스 레벨을 조금은 낮아질 것입니다.



P.S. ENTJ인 나의 성향도 와이프 앞에서는 그냥 고양이 앞에 한 마리 쥐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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