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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다급함과 조급함

by 오디오포유

내가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다. 왜? 명확한 답이 있으니 좋다. 답이 많거나 명확하지 않은 영어는 늘 쉽지 않았다.


자식을 셋 낳아서 키워보니, 자식 키우는 데도 정확한 방법은 없다. 방송과 책, 그리고 수많은 정보를 접했지만 나의 자식들한테 딱 들어맞는 것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첫째는 어려서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영어 유치원, 영어 학원, 태권도, 수영, 피아노, 수학, 과학, SAT 등 수많은 것들을 가르쳤다. 둘째는 첫째로부터 깨달은 것을 경험 삼아 덜 중요하거나 덜 강요해도 되는 건 줄였다. 똑같이 하기에는 두 명이니 돈도 부족했다. 셋째는 거의 안 시켰다.

드라마 일타 스켄들 한장면.png 드라마 일타 스캔들 한 장면
드라마 일타 스켄들 한장면_3.png 드라마 일타 스캔들 한 장면

웃긴 현실은 성적은 정 반대다. 셋째가 가장 성적이 좋고, 둘째, 그리고 첫째다. 오히려 돈은 제일 많이 썼는데 큰애 한데 미안하다. 왜? 결국은 실험을 해 나가며 오답(?)을 줄였기 때문이다. 이는 부모의 다급함과 조급함에서 나온다.


미국에 이민 와 살면서 가정과 관련하여, 삶의 가장 큰 변화는 저녁식사를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식구(食口)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 있을 때 보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이로 인하여 아이들 학교 생활, 친구 관계, 취미 활동, 봉사 활동, 그리고 미래에 대한 논의등 긍정적인 것들이 많다.


반대로, 모든 부모가 그렇듯이 자식들이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도록 강요도 하고 함께 채찍도 한다. 즉, 공부 더 하라고 푸시한다.

드라마 SKY 캐슬_한장면.png 드라마 SKY 캐슬 한 장면

하지만, 아이들 셋을 키워가면서 중요했던 것은 성적에 대한 관심과 강요가 아닌, 아빠가 자식들한테 생활을 하면서 직접 보여준 삶에 대한 성실함과 책임감이었던 것 같다.


해야 할 일이 많을 땐, 늦은 밤, 때로는 새벽까지 일을 마치는 모습, 혹은 새벽 일찍 일어나 일을 시작하는 모습. 그리고 차로 가족 여행을 가면 아침 일찍 출발하여, 교통 체증 없이 목적지에 도착하여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모습등, 어릴 때부터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그냥 보고 익혔던 것 같다. 덕분에 별도로 가르치지 않았음에도 늘 해야 할 일은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에 맞추어한다.


다급함 과 조급함보다는, 늘 옆에서 성실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자신 만의 확실한 목표를 갖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면, 자식은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것이고, 이 것이 바로 부모가 자식한테 해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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