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중간 지점
인생은 마라톤이다. 종착지는 인생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중간 지점을 지나면 그간 지나온 것들을 돌이켜보고, 앞으로 남은 반을 나름대로 고민하고, 생각하고, 목표를 정하게 된다. 물론 누군가는 많은 시간을, 또 누군가는 정신없이 인생의 반을 지나게 된다.
내 나이 50대 중반, 기대 수명이 80 ~ 90이라고 생각하면, 난 이미 인생의 중간 지점을 지나왔다. 그런데, 지난 세월을 별로 돌이켜 보지도 못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막연하게만 생각한 것 같다. 다행이라면 중간 지점을 조금 지났으나 지금이 그간 살아온 삶을 돌이켜보고, 앞으로의 삶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태어나서 10년 그리고 인생 마무리까지 10년
태어나서 대략 십 대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부모의 완전한 보호 속에 살았고, 인생의 종착지 가까이 10년은 신체적인 제약으로 누군가(배우자, 가족, 혹은 병원)의 도움을 받으며 살 가능성이 높기에 내 의지가 많이 반영되기는 어렵다. 단, 인생의 종착지와 관련한 준비(예, 노후 대책, 남겨진 가족, 사망 이후의 선택)는 조금이나마 할 수 있다.
10대, 20대, 그리고 70대
인생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생기는 시기다. 학교, 군대, 사회생활, 그리고 연예… 가장 화려한 시기다. 반면에, 70대는 맛난 음식도 먹을 수 있고,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닐 수 있는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시기다.
30대 그리고 60대
가장 바쁜 시기. 늘 바쁜 사회생활, 결혼, 자녀… 눈코 뜰 새 없이 시간이 흘러간다. 나의 30대도 정신이 없이 흘러간 것 같다. 회사 생활, 자녀 육아, 미국 이민 등. 그렇지만, 알아가는 단계다. 인생을, 사회생활을, 자식 포함 가족을…
60대, 아직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재정(퇴직), 몸(늙음 및 건강 악화), 그리고 가족의 또 다른 변화(자식의 독립 및 결혼)가 많이 일어나는 시기다.
40대와 50대
삶의 중간 지점이다. 누군가한테는 조금 빨리 오고, 누군가한테는 조금 늦게 오지만,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고 나머지 삶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난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누군가가 나한테 젊었을 때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돌아가겠느냐?라는 질문을 하면, 난 절대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왜냐고? 난, 내가 다시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고, 다시 똑같이 해야 한다면 못할 것 같아서. 그렇다고 후회와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집을 미국에 사야 하나, 한국에 사야 하나 고민했을 때, 미국에 집을 사지 않은 것. 한국에 집을 살 때 서울에 사지 않은 것, 자식들이 자랄 때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것, 건강에 신경을 덜 쓴 것, 부모님께 더 잘하지 못한 것, 수많은 것들이 생각난다.
인생의 중간 지점을 막 지난 나는 후회와 미련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좋을 것 같다. 특히, 내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고민할 것은 "막내의 미래를 위하여 어떤 선택을 응원하고 어떻게 지원을 해야 할 것인가? 와이프와 남은 인생을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부모님 그리고 장모님 연세가 다들 80대 중 후반이시니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이다.
모든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은 다들 제 각자 본인의 상황 및 방식에 맞추어 살아가겠지만,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현재 인생의 중간 지점에 있거나, 중간 지점에 멀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남은 인생의 하반기를 잘 준비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