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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

희망, 설렘

by 오디오포유

캘리포니아, 특히 실리콘 밸리는 초겨울부터 초봄까지만 비가 내린다. 어제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니 공기는 맑고, 하늘은 멋진 구름을 품고, 나무들은 꽃을 활짝 필 준비를 하고 있다.


비가 그친 덕분에 오전에 동네 산책길(Trail)을 걷는데 몸이 가벼웠다. 새들은 오전부터 먹이 사냥에 여념이 없고, 평일인 탓에 산책길을 걷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주말에도 사람이 많지는 않다. 어찌 보면 도심에서 즐기는 한적함이 미국 생활의 장점일 수도 있다.


봄길을 걸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고민과 번민보다는 희망적인 것들이 많이 생각났다.


내일과 모레 3번째 항암 치료를 하고 나면, CT를 찍고 그동안의 항암치료 경과를 확인할 것이다. 몸 상태에 대한 느낌은 좋다. 큰아이는 일을 하면서 MBA도 동시에 하다 보니 무척 바쁘게 지냈는데, MBA도 이제 거의 끝나가고, 이번 달 말에 2주간 휴가를 내고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니, 일을 하면서도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많을 것이다. 둘째는 시험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가 있다고 하고, 막내는 어느 대학을 갈지 고민 중이면서도 다음 주 보스턴에 있는 학교 탐방에 많이 설렐 것이고, 와이프는 잠시나마 집에 아무도 없으니 오랜만에 콧노래를 부르며 열심히 청소를 할 것이다.


20250318_120203.jpg 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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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Trail)

와이프와 나는 오랜만에 단 둘만이 가까운 곳으로 봄바람을 쐬러 갈 예정이다. 항암치료로 인하여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래도 치료 시작 이후 첫 근교 여행이니 우리 둘 다 설렘이 가득하다.


초봄이 전해주는 상쾌함이 여러분들 한테도 전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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