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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백수, 그리고 구직

50대의 새로운 여정

by 오디오포유

지난 10년 이상을 임원으로 지내다 암 치료를 시작하며 회사를 퇴사하게 되었다. 퇴사 후 지난 몇 달 동안 최우선 순위는 암치료였고, 다행히 현재까지 암 치료 결과는 긍정적이다.


항암 치료를 결정하는 순간 그동안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고, 앞으로 닥칠 항암치료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 한 달 정도만 더 하면 항암 치료도 끝이 난다.


이제 다시 일을 하고 싶다. 그래서 직업을 찾는 중이다.


이번에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함께 고려하였고, 한국의 모 반도체 회사에 적합한 포지션이 있어서 지원했으나, 50대 중반이라는 나이, 오랜 기간 미국 거주 상황 등 여러 제약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구직 활동은 미국으로 국한된 상황이 되었다.


예전에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 때로는 새벽까지 일도 하였고, 개발하였던 반도체 부품들이 큰 성과를 내어, 내가 가진 능력과 실력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은 적도 있었고, 이로 인하여 유수의

회사들이 좋은 조건으로 함께 일하자는 제안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격세지감이라고나 할까? 직업을 구하기 어렵다. 아니 아주 많이 어렵다.


더 이상 임원이라는 타이틀도 고려하지 않는다. 회사가 원하면 Relocation도 고려한다. 급여도 타협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한국 대기업 임원의 현실이 대기업을 퇴사하고 나면, 다음 기회는 협력사에서의 몇 년간의 직장생활 그리고 나면 은퇴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여러 차례 보았다. 미국 대기업에서 C-Level일 경우도 한국과 비슷하게 규모가 작은 곳에서 몇 년간의 직장 생활을 더 하는 것을 수차례 보았으나, 단순 임원급은 임원 경력이 일부 도움은 되지만 이보다는 본인 경력을 바탕으로 Network 및 직접 직업을 구해야 한다.


구직활동 당시 HOT한 직종에 일한 경력이 있다면 직업을 구하는데 훨씬 용이하겠지만, 오랜 기간 동안 널리 퍼진 기술분야라면 나와 같은 이민자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했던 사람들에 비하여 이중언어의 장점도 있지만, 평생 고치기 힘든 발음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많다. 이는 한국에 오랜 산 외국인이 한국어를 잘해서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어도, 발음이 다르므로 외국인으로 쉽게 느끼는 것과 같다.


몇 주전 인터뷰에서 Hiring manager는 인터뷰가 좋았고, 다음 Step에서 보자고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 아마도 더 선호하는 지원자를 찾은 것 같다.


최근에 몇 군데를 더 지원했고, 앞으로 계속 더 지원할 예정이다. 직업을 구하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 그래도 긍정적인 것은 직업을 구할 만큼 몸이 회복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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