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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음

편안하루

by 오디오포유

오늘은 특별한 제목 없이 글을 써 보려고 한다.


오전에 빠른 걸음과 가벼운 조깅으로 두 시간 가까이 운동을 했다. 오늘이 4일째 그리고 내일도 할 예정이다.


지난주 후반 피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와 백혈구를 생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ANC(Absolute Neutrophil Count) 수치가 너무 낮아서 정상 수치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는 수치를 끌어올려야 항암치료를 예정대로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수치 개선에 좋은 음식과 함께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암환자임에도 몇 가지 웃픈 현실이 있다. 암이 여러 장기에 퍼져 있어도 의식을 하기 전 그리고 항암 치료를 받기 전까지는 몸이 비록 피로했지만, 일도 열심히 했고, 운동 특히 10KM 이상도 쉬지 않고 잘 달렸다. 그러나 암에 대한 정확한 상태 진단과 항암 일정이 정해지면서 평상시보다 육체적으로 활동이 줄어드니 몸이 급속도로 약해졌다.


그러다 ANC 수치를 올리기 위하여 4일째 열심히 운동을 하니, 불과 4일째 임에도 몸이 훨씬 더 건강해진 느낌이 든다. 특히 오늘은 거의 한 시간 이상을 가볍게 조깅을 했다. 암 치료 후 가장 오랜 시간 조깅한 것이다.


물론 4주간의 항암 사이클 중 4주째니 가장 몸이 편할 때 이기도 하지만, 운동을 계속하니 스태미나도 좋아지는 것 같고 덩달아 마음도 편해진다.


비록 수치가 낮아서 항암일정 변경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운동으로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하니 참 우습다. 걱정이 우선인지 마음이 편해서 좋은 것 우선인지 모르겠으나, 운동 후 몸과 마음이 잠시나마 편안하니 그냥 좋다.


항암 치료를 결정하고, 치료를 시작하면서 하루하루가 더디게 간다고 느낄 때도 많았는데 항암 치료를 시작한 지도 거의 반년이 되어간다. 겨울, 봄, 그리고 여름... 지나간 시간은 참 빠르다.


그동안 힘듦, 고통, 그리고 걱정도 많았다. 또한 앞으로 감당해야 할 것들을 생각하면 잠도 제대로 오지 않을 때도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예전에 했던 고민과 걱정들은 시간과 함께 어느덧 지나갔다. 남은 문제와 그리고 새로운 고민과 걱정이 있지만 이 역시 시간과 함께 잘 지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오늘 하루는 지나친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몸과 마음이 계속 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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