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와 글 쓰기
지난 20년이 넘도록 일, 업무와 관련된 책 혹은 비행기 안에서 잠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하여 읽은 잡지와 단편집 말고는 읽은 책이 거의 없었다. 아마 2 ~ 3년 혹은 더 긴 기간에 한 권 정도의 책을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항암 치료를 시작하면서 회사 퇴직을 하게 되어고 이로 인하여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아졌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우선 하고 싶었던 것들과 처한 상황에 맞추어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였다.
제일 중요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잘 마치는 것이었으나, 이를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항암치료를 제때 잘 받을 수 있도록 몸을 잘 관리하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산책을 하였다. 산책 역시 무리하면 안 되었기에, 하루에 대략 한 시간 정도만 하였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 50대 추천 도서, 항암치료로 인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하여 정신적 위안을 줄 수 있는 책, 그리고 베스트셀러들로 시작했다. 어떤 책은 불과 2~3일 만에 다 읽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새롭게 샀던 책들을 다 읽었고, 그동안 집에 쳐 박혀 있던 책으로 옮겨갔다.
읽은 책 중에는 재미나게 읽은 책, 감명 깊게 읽은 책, 나를 고민하게 만든 책도 있었고, 책이 발간된 지 불과 몇 년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세상과 너무 동떨어진 내용도 있었다. 어떤 책은 베스트셀러라 되어 있음에도 전혀 감동 혹은 감흥 없이 무의미한 책도 있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책에서 적어도 한 두 문장 혹은 여러 군데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었다.
책을 읽고 산책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으나, 마음은 늘 답답하고 불안하였다. 그렇다고 TV 등을 시청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도 나 자신과 가족들한테 미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나의 소소한 삶을 글로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면서, 우수개소리로 와이프한테 작가님이라는 호칭도 들어봤다. 글을 쓰는 동안 썼다 지웠다 여러 차례 수정도하고, 발행을 하기 전에 여러 차례 다시 글을 읽어 보며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글로 잘 쓰였는지 확인도 하고, 가족들로부터 피드백과 조언도 들었고, 발행 후에도 다시 여러 차례 내 글을 읽어 보았다.
한때는 매일매일 글을 올리는 것이 목표인 적도 있었고, 경쟁이라도 하듯이 댓글의 개수에 관심을 보인 적도 있었다. 또한 나중에 책으로 만들어 보자는 욕심과 의욕이 넘칠 때도 있었다. 그래서 사진도 추가하고 배경도 추가하고 했지만, 지금은 주변을 화려하게 하기보다는 내 소소한 삶을 공유하는데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사람 마음은 계속 변함으로 나중에 다시 주변을 화려하게 하는데 관심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브런치스토리 글의 매력은 작가님들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글을 쓰시는 것이 아니라 각자 많은 고심을 하며 본인의 삶에 대하여 진솔하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이며, 이 것들이 글을 읽는 분들께 고스란히 전해 진다는 것이다.
오늘 또 다른 책을 새롭게 읽기 시작할 것이고,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곧 발행을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며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것들을 느낄 것이고, 나 역시 내 글이 읽는 분들한테 하루를 살아가는데 조금이나마 위안과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