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으로 돌아가다
● 제 목: 친구야!
최 경 선
술잔이 돌자
두 놈이 목청을 높인다
사랑이 어쩌고 저쩌고
머리숱 적은 놈, 비쩍 마른 놈,
곱게 늙어가는 여인
소주병이 동그랗게 웃는다
이상한 춤사위에
한 놈이 배꼽쥐며 고꾸라지자
여인이 부축하니
안경 고치며 허세 하더라
지나가던 초등학생,
혼자 피식대며 웃는 나를
갸우뚱하며 쳐다본다
녀석아, 네가 이 웃음의
의미를 알기나 하냐?
-2024년 7월 10일 친구들과 모임을 생각하며-
2024년 7월 9일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 문ㅇ, 손ㅇ희와 인덕원에서 만났다.
우리 셋은 어릴 적 이웃이기도 했다.
우리는 반세기 전,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전기공학박사인 문ㅇ이가 한턱 쐈다.
퇴직 후 전기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데 올해까지 일하고 그만두겠다고 한다.
옛이야기를 하다가 문ㅇ이가 초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ㅇ자' 이야기가 나오자 ㅇ희가 장난스럽게 놀린다.
문ㅇ이가 'ㅇ자'와의 후일담을 들려주었다.
졸업 후 한참만에 만났는데 쪼금 실망했다나~
가족얘기, 친구얘기 등 다양한 소재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강아지와 함께 아파트 주변을 거닐며 어제 일을 떠올렸다. 피식피식 웃고 있는 나를 등교하던 꼬맹이가 신기한 듯 쳐다본다.
눈길을 주자 고개를 떨군다.
" 그래, 너도 많은 추억 만들거라"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내고~"
뛰어가는 초등학생의 뒷모습을 보니
오래전, 아주 오래전에 친구들과의 다정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튀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