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이후 떠난 제주도 요가 3박 4일
나는 제주도를 총 2번 다녀왔었다.
두 번 다 혼자 다녀왔다.
다들 제주도에 대한 환상이 있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 한 달 살기, 제주도 혼자 여행 가기 등 현재 자신의 삶에서 지침을 느꼈을 때 떠나고 싶은 욕구가 드는데 제주도를 가장 많이 선호하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랬다.
퇴사 후 제주도 요가 이야기를 하기 전 나의 첫 번째 제주도 여행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다.
집을 나서 어딘가를 간다는 것 자체가 큰 에너지 소모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행을 즐겨하지 않았고 여행이 인생에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났고 나의 첫 제주도였고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다.
첫 번째 제주도 여행은 회사를 다닐 때 연차를 쓰고 다녀왔다.
그 당시 독감, 코로나로 모두가 골골거릴 때 나는 멀쩡했고 면역력이 강하다며 괜한 자부심이 들었었다.
그런데 웬걸 감기로 크게 고생해 본 적 없는 내가 제주도로 떠나는 당일에 엄청난 몸살감기가 몰려왔다.
전 날부터 몸이 좋지 않았으나 가벼운 두통이겠거니 생각하였는데 당일날 몸 상태가 심상치 않았던 것이다.
몸살감기를 오랜만에 겪어서 그런지 온몸에 힘이 없고 근육통에 살갗이 옷과 스치기만 해도 아려오는 느낌에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 이 상황을 견디기 힘들었지만 어찌어찌 제주도로 향했다. 가는 길 내내 고역이었다.
2박 3일 동안 혼자 제주도에 있으면서 아무것도 못했다.
첫 제주도를 그것도 혼자, 내가 꿈꿔오던 거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뭐 일상의 지침에서 벗어나 제주도 자연 속에서 홀로 힐링하겠다는 그러한 기대) 가볍게 움직이는 것조차 하지 못했다.
당시 날씨가 굉장히 추웠고 제주도에 있는 동안 해가 쨍쨍하게 뜨는 것을 보지도 못했다. 엄청난 바람이 계속 불었는데 목도리를 챙기지 않아 목을 통해 찬 바람이 들어오면 상태가 더 악화되어 견디기 힘들었다.
숙소 사장님이 주신 약을 먹고 그래도 제주도까지 왔으니 근처라도 돌아보자 하며 당차게 나갔다가 갑자기 쏟아진 비와 우박을 우산이 없어 다 맞고 정신이 혼미해진 채로 숙소에 돌아왔다. 그리고는 페트병에 따뜻한 물을 가득 넣어 끌어안고 서러움에 눈물을 훔치며 누워서 잠만 잤다. 2박 3일 동안 거의 모든 시간을 이렇게 보냈다. 그리고 그때 내가 본 제주도의 바다는 암흑 그 자체였다.
나의 제주도 첫 기억이 이렇다.
몸이 아팠고 용기 내서 첫 홀로 여행을 계획했지만 이렇게 된 상황이 야속해서 눈물을 계속 흘렸고 매서운 바람과 비가 쏟아졌고 찬 기운이 온몸을 감돌았고 외로웠고 상상 속 푸른 제주 바다는 검게 물들어 있었고.
나의 컨디션 문제도 있었지만 큰 기대를 품고 갔던 제주도에서 최악의 여행을 하고 왔다.
다시는 갈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퇴사를 한 후 다시 제주도에 혼자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전에 좋지 않았던 기억은 잊은 채 오로지 요가를 하기 위해 무작정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했다.
그 이야기를 다음에 이어서 풀어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