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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사라짐

집앞 편의점 알바생친구 생각이 나서

by 톰슨가젤

집 앞에 편의점이 리모델링에 들어간 지가 좀 되더니 , 그보다도 그 편의점에 간지가 조금은 오래되었다 거기에는 거대한 하마 같은 알바남자생이 있는데 그 녀석은 항상 거대한 몸을 어쩔 줄 몰라하며 앉아 있다 목소리는 특이하게 하이톤이라 가벼운 목소리로 " 담아드릴까요?" 하고는 묻곤 한다


나는 그 녀석과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 녀석은 담아드릴까요 하더니 , 내가 몇 번 같이 담아주니 학습이 되어 내가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약간은 손동작이 느려지곤 했다. 내 기분 탓이겠지..아무튼 리모델링과 그 녀석은 사라졌다.

모든 게 바뀌고 나니 뭔가 깨끗하고 신선하고 상쾌한 기분은 있는데그 녀석이 있던 자리에는 두툼한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중저음의 공부 잘하게 생긴 아르바이트생이 있다. 그 하마 같던항상 자리에 앉아 귀찮은 듯이 바코드를 찍던 녀석 머리카락은 언제나 영양기 없이 푸석하고 갈 때마다 무언가 계산대에 올려놓고 먹으며 일하던 그 녀석은 없어졌다. 스마트한 뿔테 안경의 대학생으로 대체된 것이다


우리는 나는 너는 아니 우리 모두는 언제든지 연기처럼 아니 연기는 방향이라도 있겠지 언제는 조용히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 녀석과 이럴 줄 알았으면 기싸움 안 하고 조금 져줄걸 그랬나 조금 웃어줄걸 어디 가서 또 앉아서 일할 자리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 생각한다는 것은 그건 이미 우정의 싹이 든 거겠지 지금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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