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유연한 삶을 위하여
일을 가르치면서 늘 하는 말이 있다.
"지금 하는 거에서 30%만 힘을 빼고 해 봐"
도자기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게 힘 빼기였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과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열정으로 둔갑하여
잔뜩 힘이 들어간 채 그릇을 만들어댔다.
요령 없이 열심히라는 힘으로만 만든 그릇들은 늘 삐뚤빼뚤하고
일이 끝나면 몸은 부서질 듯이 아팠다.
이 일을 한지 십여 년이 지난 지금.
적당한 텐션을 유지하면서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안다.
꼿꼿한 막대기는 부러지기 십상이다.
외부의 압력에 꼿꼿하게 서 있으면 부러진다.
하지만
압력이 가해졌을 때 적당한 탄성을 가지고 있으면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하나의 그릇을 만들 때도
내 욕심의 힘을 빼고 흙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레 따라가다 보면
훨씬 자연스럽고 예쁜 그릇이 만들어진다.
흙을 빚어 만들고 굽는 이 모든 느림의 과정 속에서
날마다 삶의 지혜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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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힘주고 일하며 승모근만 올라가지 않도록
몸에 힘을 빼고 내게 주어진 것을 바라보면 훨씬 더 좋은 성과가 나는 것을 보며
열심히라는 욕심 속에 나를 가두던 지난날을 돌아보고
의욕과다, 젊음의 패기가 열정이라고 속이던 나의 20대를 지나
이제는 유연하게 한 발 물러서서 주변을 보고 사람을 보며 또 다른 열정을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