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적인 만남이든, 순간의 환상이든(In Too Deep) 그는 그 모든 것이 사랑의 다양한 형태라고 믿는다. 그렇기에 수많은 외풍에도(Jaded), 결국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단 하나뿐이다. 마음 속의 감정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You're Just My Type). 나의 사랑의 대상이 되어주는 모든 이들에게. 나의 가족, 친구, 연인, 그리고 팬들에게. 때로는 티 없는 사랑을, 때로는 지울 수 없는 흉을 남기는(Bruiseboy) 우리. 그냥 사랑하자. 그게 가장 쉬운 길이니까(Neigborhood)." - EP <Bruiseboy> 앨범소개
creespy라는 밴드를 '소년'이라는 말로 정의하고 싶다.
새로운 앨범 소개에서도 보이듯 '삶의 이유를 사랑이라고 믿는 소년.' 그들이 말하는 사랑은 동화같고, 투명하며, 환상적이다. 보컬 김승윤의 청량한 목소리와 읊는 가사는 하나의 이야기속으로 들어가 탐험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다섯명이 만든 세계는 가상의 상상나라이다. "작가의 시점으로 캐릭터의 이야기를 쓰기"에서 시작하는 그들의 곡에는 소년만화 속 공룡을 물리치고, 영화같은 사랑을 하고자 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주와 왕자가 만나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행복한 이야기의 결말은 아니다. 우린 마블에 나온 히어로가 아니고, 꿈들은 어느새 기억 속 희미하게 사라지기도 한다. 동화같지만은 않은 우리의 이야기이다. 현실은 동화같이 아름답지는 않지만, 이야기한다. '우리는 그래도 꿈처럼 춤을 추자.'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현실 속 우리가, 낭만을 추구하는 아름다운 이야기인 것이다.
인생이 항상 동화같지는 않지만, 항상 투명한 마음으로 사랑하자는 크리스피는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왔다. 'you're just my type.' 이전의 노래들에 나오듯 동화 속 이야기는 아니지만, 술에 취해 담배연기를 나눠 마시고 춤을 추며,너는 내 운명이라고 말하는 이번 앨범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5곡의 ep를 재생하다보면, 재즈바의 장면 속 울고 웃으며 흥에 겨워 춤을 추는 우리들이 생각난다. 청춘영화 같은 한 장면이다.
크리스피는 이번 앨범 bruiseboy를 '멍든소년'이라고 말한다.
(youtube 아락댓 I LIKE THAT 단독 인터뷰 속)
1.0에서는 산뜻했던 분위기의 소년이, EP 2.0에서는 삶의 시련을 맛보고 좀 더 성숙해진 소년으로 돌아온 것이다. 우리는 사랑을 마법같은 일이라 한다. 평범하던 일상도 마법같이 만들어주는 힘이라고. 찌든 삶 속 우리를 그려낸 크리스피의 2.0에서 말하는 사랑은 그렇기에 더 동화같이 느껴지는 것이다.
크리스피에게는 힘이 있다. 소년같고 청춘같은. 크리스피의 노래를 들으면 내가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영화 속 한 장면 주인공이 된 것 같은 환상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한다. 몽환적인 보이스와, 사운드는 이에 힘을 더해준다.
에디터가 좋아하는 말이다. '사랑하기 위한 삶'. 사랑하는 삶은 아름답다. 사람을 취하게 하는 힘이 있다.
소년들이 말하는 사랑하는 삶을 들어보자. 누구보다 솔직하고, 귀여운 사랑고백을 들어보자.
작가의 시점으로 쓴 캐릭터의 이야기가 그들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이고, 우리의 이야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