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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성산
어렸을 때 캐릭캐릭체인지 (#시즌1-10화 변신! 애뮬릿 클로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본 적이 있어요. 저는 이 에피소드에서 수호천사를 잃어버려서 조마조마한다든지, 아무가 드디어 클로버와 변신에 성공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든지 그런 감상이 들지 않았습니다. 주인공 무리들이 크리스마스샵에서 기념품을 사는 그 장면에 꽂혔어요.
반짝반짝거리는 트리를 보는 것도 좋지만 트리를 꾸미는 과정, 오너먼트를 사기 위해 상점에서 고르는 과정이 저에겐 가장 설레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온 세상이 크리스마스를 즐기라고 북돋아주는 느낌!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보내기 위한 의식 같은 느낌이에요.
사실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기 시작한 것에 대하여 여러 가설이 있지만 가장 잘 알려진건 16세기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의 일화입니다.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 숲속을 산책하다 전나무 위에 쌓인 눈이 달빛을 반사하여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이 너무 영롱했던 나머지 한 개인은 어둠에 가려진 나무와 같지만 예수님의 빛을 받으면 빛나는 존재가 된다는 깨달음을 얻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나무를 솜과 리본, 촛불 등으로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듣고 마틴 루터는 N이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를 무교라고 말하는데 사실 해마다 열심히 종교적인 문화를 즐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트리 장식이라고 생각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것들은 붉은 원형장식과 사탕 지팡이, 꼭데기를 장식하는 별모양이죠? 이 장식품들이 다 종교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는걸 알았습니다. 붉은 원형장식은 선악과를 의미합니다. 사탕지팡이도 비슷한 의미로 주로 박하사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별은 예수의 탄생을 뜻하는 베들레헴의 별을 상징하는 장식이라고 해요. 옛날엔 예수의 몸을 상징하는 동그란 빵을 달기도 했다고 전해지는데, 뭔가 제주공항에 감귤 트리가 떠올라요.
요즘 다양한 브랜드들이 자신들만의 상징을 담아 여러 모양의 오너먼트를 시즌 굿즈로 선보이기도 합니다! 반짝반짝 아이쇼핑 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저의 위시리스트 오너먼트를 조금 소개해보려고 해요.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에선 매년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를 제작합니다! 주얼리 브랜드 답게 크리스탈로 제작한 오너먼트들이 눈이 갑니다. 그리고 항상 어드벤트 캘린더 패키지를 판매하는데요, 12월부터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매일매일 하나씩 까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사실 저는 못기다리고 한번에 다 열어버릴 것 같아요….
코카콜라에서 제작한 오너먼트입니다! 흰수염과 인자한 얼굴, 산타할아버지 하면 떠오르는 외형을 만들어낸 코카콜라도 매년 오너먼트 행사를 하는데요. 코카콜라의 붉은 아이덴티티 컬러와 초록색의 조합이 크리스마스 그 자체네요. 콜라병 모양으로 패턴을 만들어낸게 귀여운 디테일입니다.
그러고보면 코카콜라는 큰 행사 기념, 지역 에디션을 참 잘 만드는 것 같아요. 올해 1월 홋카이도에 놀러갔었는데요, 오타루였던 것 같아요. 길거리에 있는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먹으려고 보는데 코카콜라 홋카이도 스페셜이 있는 거예요! 소장용으로 하나 사버렸습니다.
디즈니에서도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을 본딴 오너먼트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오너먼트를 그대로 따라간 것이 아닌, 캐릭터에 집중한 디자인이 피규어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여의도 더현대 백화점에서 디즈니 100주년을 맞아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는데요, 각종 오너먼트도 트리와 함께 선보이고 있으니 구경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요즘은 리본이나 투명한 유리 오너먼트로 트리를 장식하는 방식도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며칠 전 늦게 집에 들어가는데 다른 집 창문에 조명으로 반짝거리는 커다란 트리가 보이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의 마음까지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트리였어요()각자의 취향과 개성이 드러나는 트리! 사실 저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만든 트리를 1년 내내 정리하지 않는 바람에 부모님의 잔소리를 들었는데요, 이번에는 그대로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할 수 있게 작은 아크릴 트리를 장만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오늘 날씨에 딱 맞는 노래 <Zion.T-눈 (feat.이문세)> 추천해드리며,
다음에도 재밌는 이야기 가져올게요. 감기 조심하세요!
editor. moss
류이치 사카모토의 대표곡. ‘merry christmas Mr. lawrence ‘
단지 제목에 크리스마스가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내게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챙겨듣는 음악이 되었다. 1983년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류이치 사카모토는 음악감독 뿐만 아니라 영화 속 배우로도 출연하였다.
전쟁 속 희망, 낭만, 기적. 그 중심에는 크리스마스가 있다.
“로렌스,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크리스마스 로렌스.”
“그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나? 좋은 크리스마스였어.”
“아주 아름다운 크리스마스였지, 당신은 취했었고.”
“계속 취해 있을 걸 그랬나 ?자네 선생은 훌륭했어.”
영화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평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국인을 조센징, 일본군이라고 칭하는 영화 속 장면에 대한민국 사람으로서는 불편함을 표출하지 않을 수가 없기에, 영화 자체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극으로 치솟은 참혹함 속에서, 두 등장인물이 공유할 수 있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크리스마스’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원히 통하는 낭만, 행복, 사랑이 가득한 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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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참 기적같은 날이다. 예수님의 탄생과, 산타가 하늘에 썰매를 타고 날아다니며 선물을 주는 날. 그 무엇이 이 날을 그리 특별하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모두 어렸을 적부터 마음속 깊이 크리스마스에 대한 낭만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왜 우리는 다른 날에는 꺼내보지도 않는 크리스마스 캐롤들을 단지 스스로의 마음 속 크리스마스 준비를 위하여 한 두달 전부터 플레이리스트에 담아 흥얼거리고 있는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길거리를 거닐며 수도 없이 들었던 머라이어 캐리의 흥얼거림이 왜 싫지만은 않은지.
평소에는 비싸서 시도 못했던 케이크들은 왜 굳이. 하나씩 우리 저녁 식탁에 올리고 싶은지.
영하 10도의 추운날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을 주머니에 같이 넣고 시내 중심가의 반짝거리는 일루미네이션과 백화점의 장식들을 보고 싶은지.
낭만은 굳이. 의 연속이다.
평소라면 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굳이. 하는 날, 그리고 그 논리가 통하는 날.
모든 논리는 ‘그야, 크리스마스잖아.’
참 동화같은 날이다.
사람들을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날이다. 모두가 동심을 간직한 날들. 그 환상이 언제 깨졌는지는 각기 다르지만 산타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24일 날 밤 눈을 부릅뜨다 나도 모르게 잠들어 아침에 놓여있는 선물을 보고 기뻐했던 나날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타와 루돌프를 좋아하는 우리들.
낭만은 기적같은 일이다.
어느 날 어느 순간 전 세계인들이 단 하루의 날들을 위하여 온갖 백화점과 상업시설이 꽃단장을 하고, 사람들이 하나같이 비슷한 노래를 들으며 하루를 위하여 몇 달을 준비하는 걸까.
산타에 대한 환상이 깨진지 오래면서, 모든 사람들이 신을 믿는 게 아니면서 우리는 빨갛고 초록색인 날을 즐긴다. 마치 택배가 내 손에 들어오는 기다림을 즐기듯이 말이다.
여러 탓이 있을 것이다. 연말의 분위기, 한 해를 마무리하는 모임의 연속, 차가운 겨울날 코 끝 시리지만 또 바라보면 기분이 좋은 눈발까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처럼, 크리스마스가 연말에 위치하고 있기에 좋은건지, 크리스마스가 있기에 연말이 행복한건지. 이걸 따지는 것도 굳이. 이다.
굳이. 캐롤을 틀어보자. 굳이 종소리를 울려보고, 굳이 아침에 눈이 뜨면 화이트크리스마스이길 바라자. 눈길에 차가 미끄러진다해도, 크리스마스 픽업을 가는 길 손끝이 꽁꽁 얼어버린다해도, 크리스마스 날 저녁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식탁 앞은 따뜻할 것이기에,
낭만을 빌어보자!
메리 크리스마스 앤 해피뉴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