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콜라만 먹더니, 공감도 ZERO
요즘은 뭐든 Zero가 붙어 나옵니다.
제로콜라, 제로아이스크림, 제로캐러멜..
당이 없고, 칼로리도 없고,
없는데도 맛은 있는...
가볍고 깔끔하고, 부담 없는 게 요즘에 트렌드랍니다.
그렇게 제로 콜라, 제로 아이스크림을 먹다 보니
어느새 우리 마음까지도
Zero가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요즘 사람들은
끄덕이기도 잘하고, “응”도 잘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들이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랬구나.”
그 말 뒤엔 어딘가 텅 빈 느낌이 맴돕니다.
공감은 빠진 채,
정답처럼 형식처럼만 들릴 때가 많습니다.
말은 따듯한데 속은 차가운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들이 늘어갑니다.
요즘엔 말을 꺼내는 것도 조심스러워지고,
상대방 눈치를 보게 됩니다.
“이 정도면 된 거지?”
“이 말까지는 안 해도 되겠지?”
서로의 감정을 Zero칼로리처럼 가볍게 넘기는 요즘
무게 없는 위로에 익숙해진 건 아닐까요.
다 들어주지 않아도,
같이 울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진심으로 “그랬구나.”
그 말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것이 마음이고, 공감이고,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온기입니다.
없어서 좋은 Zero가 있는 반면,
있어야 비로소 전해지는 것도 있습니다.
ZERO에 익숙한 우리지만,
마음의 말만큼은 ZERO가 되지 않기를....
<작가의 서랍>
핸드폰을 보며 제 이야기를 듣는 친구를 보고,
문득 마음이 상했습니다.
“응, 응”
분명 대답도 해주고 고개도 끄덕여줬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전혀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듣고 있는 듯했지만,
정작 마음은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순간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혹시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을까?
무심한 응답이 누군가에겐 차가운 벽처럼 느껴지진 않았을까.
'공감'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쓰이는 요즘이지만,
그 공감이 진심 어린 온기인지
아니면 제로칼로리 같은 빈 감정인지
알 수 없는 순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더 조심스레 다짐해 봅니다.
누군가의 마음 앞에 설 때,
내 말엔, 내 눈빛에 온기가 실려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