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작사부작, 생각이 많은 밤
사부작사부작—
어디론가 자꾸만 흘러가는 생각들.
잠은 오지 않고,
마음은 계속 무언가를 붙잡아요.
쉴 틈도 없이, 멈추지도 못하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생각마저 멈추면 더 엉켜버릴까 봐
그냥 계속… 사부작사부작.
괜찮은 척 정리하지만
속은 여전히 지저분한 서랍 같고
모서리에 찔릴까 조심조심,
마음 한 구석을 쓸고 또 쓸어요.
마음이 바빠 하루가 엉키고,
엉킨 하루를 고단히도 버텨냈는데
여전히 생각이 많아
오늘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가 재촉한 것도 아닌데,
누가 뭐라 한 것도 아닌데—
눈을 감아도 생각,
눈을 떠도 생각.
하루는 이미 끝났는데,
나는 아직 퇴근하지 못한 사람처럼.
이런 날은,
마음이 야근 중인가 봐요.
<작가의 서랍>
이학석사에 연구원이었던 제가
어느 날,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어요.
바로 "강사"라는 직업이었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잠 못 드는 밤을 참 오래 보냈던 것 같아요.
거의 2년 가까이
모두가 예상도 못했어요.
수학, 과학에 밝았던 아이,
적성검사에서도 늘 이과형 직업이 나왔던 제가,
한 번도 뛰지 않는 가슴에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만나게 된 강사라는 직업은
처음으로 행복과 설렘을 안겨줬답니다.
하지만, 출산, 육아, 코로나...
점점 작아지던 불꽃은
어느새 사그라들었고,
제 마음속에서 완전히 꺼져버린 줄만 알았습니다.
그 꺼진 불꽃이
다시 작은 불씨로 살아난 건
바로 "도토리 작가"이름을 갖게 된 이후였어요.
그때처럼 요즘도,
밤마다 잠이 오지 않아요.
하루하루 마음이 바빠져,
낮에는 뭐라도 손에 잡아보려 애쓰고,
모두 잠든 조용한 밤이면
제 머릿속은 다시 사부작사부작
하루가 끝나도,
다시 마음속 야근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