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오늘도 속삭인다."지금 시작해도 돼"

모든 것에서, 나의 시작은 이미 기다리고 있다.

by 도토리 Dot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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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될 때의 설렘은,
마치 새 노트를 처음 펼칠 때의 기분과 닮았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시간 앞에서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지요.


벚꽃이 피어나는 봄날이면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이 풀리듯
분홍빛 설렘이 가슴 가득 번져옵니다.


화창한 여름날의 시작,
첫 반팔을 입었을 때의 시원한 해방감.
푸르름이 가득한 계절의 싱그러움은
나도 함께 더 자유로워진 듯한 기분을 줍니다.


그러다 문득 색이 물들어가는 단풍의 시작을 바라보면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조금은 차분해진 마음으로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첫눈이 내리는 겨울.
하얀 세상이 펼쳐지는 순간,
어쩐지 다시 새로 시작할 용기가 생깁니다.


봄이면 꽃을 기다리고,
여름이면 바다를 꿈꾸고,
가을이면 차분히 무언가를 시작하고,
겨울이면 다시 새 출발을 다짐하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는 늘,
새로 시작할 준비를 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



<작가의 서랍>


어느 때에 내가 다시 시작하면 되는 걸까.
적당한 때라는 게 따로 있는 걸까.
나는 오늘도 되뇌고, 또 되뇌어 봅니다.


계절은 바뀌고, 시간은 흘러가는데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또 시작을 미룰 이유를 찾고 있는 건 아닐까요.


다이어리를 정리하는데,
그 안에는 참 많은 기념일과 절기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새해, 입춘, 생일, 첫눈 오는 날…
마치 세상이 끊임없이
“지금이 시작해도 좋은 때야”라고
속삭여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어쩌면
다시 시작해도 좋은 때는

바로 오늘일지도 모릅니다.


시작은 특별한 순간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놓여 있는 수많은 날들 속에

늘 준비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시작은 언제나 내 앞에 열려 있었고,
그것을 미루고 망설인 건 결국 나의 두려움이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모든 것에서, 나의 시작은 이미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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