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가 향기가 된다면

그때의 공기, 그 시절의 나, 그리고 한 사람

by 도토리 Dot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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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좋아하는 향기가 다릅니다.

책장에 담긴 향기,
바닷바람에 실려 오는 향기,
그리고 갓 내린 커피의 향기.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이 됩니다.


향기는 형태도 없고 색도 없지만
시간을 품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있었는지를
기억의 가장 깊은 곳에 남겨두지요.


문득 낯선 곳에서
익숙한 향이 스칠 때가 있습니다.

그 향은 나를 단번에 과거로 데려갑니다.
그날의 공기, 그때의 표정,
그리고 그 시간의 온도까지 함께 떠오릅니다.


어쩌면 향은
사람이 남긴 가장 따뜻한 흔적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나는 향기를 좋아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좋은 냄새가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기억의 조각이니까요.


누군가에게 나는 어떤 향으로 기억될까.
그 생각을 하다 보면
오늘의 마음을 조금 더 다정하게 다듬게 됩니다.


나의 하루가, 나의 향기가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따뜻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기억으로 남기를.




<작가의 서랍>


여행을 갈 때면,
저는 늘 평소와는 다른 향기의

바디제품이나 헤어제품을 사용합니다.


일상으로 돌아와 그 향과 비슷한 향을 다시 맡으면
그때의 공기, 그 장소, 그리고 그 순간의 감정이
한꺼번에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저에게는 유난히 특별한 향기가 있습니다.

바로 CK 향수.
그 향이 나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설레입니다.

신랑과 연애하던 시절,
그가 늘 쓰던 향이 바로 CK였거든요.

그때의 두근거림,
그의 손을 처음 잡던 순간의 공기,
그 모든 기억이 아직도 향기로 남아 있습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그 향을 맡으면 여전히
그 시절의 ‘나’가 돌아옵니다.


아마 향기란,
시간을 건너 마음으로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기억의 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여행에도 새로운 향을
함께 데려가려 합니다.
책갈피에 좋아하는 향수를 뿌려

여권 속에 넣어둘 생각입니다.


그 향이 다시 피어오를 때면,
분명 그 여행의 나도
다시 향기로 깨어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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