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의 시크릿가든은 단종되었다.
<작가의 서랍><작가의 서랍>
"뭐 먹을래?"
"어디로 갈까?"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익숙한 말이에요. 늘 그렇게 말했어요.
누가 보기엔 '결정장애'
하지만 내겐 그게 배려였습니다.
"내가 원하는 걸 말했는데, 상대가 불편해하면 어쩌지?"
"혹시 내가 분위기를 망치는 건 아닐까?"
어릴 때부터 그런 생각이 습관처럼 따라다녔습니다.
타인의 취향을 먼저 묻고,
상대의 눈치를 먼저 살폈고,
내 감정보다는 다른 사람의 감정이 중요했어요.
그게 착한 거라 믿었고,
진짜 배려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배려는 나를 잃는 지름길이었단 걸.
‘배려 아닌 배려’는
내 색을 점점 흐릿하게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어디에 가고 싶은지도,
심지어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도
마음속 어딘가에 꾹꾹 눌어 담아두고
상대방의 기준만을 맞추고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작은 것부터라도
말해보려 합니다.
"나는 이게 좋아."
"나는 여기가 가고 싶어."
누가 뭐라고 해도,
내 감정을 먼저 들여다보며,
나를 좋아하는 나로 살아가보려 합니다.
<작가의 서랍>
오랫동안 ‘배려’라고 믿었던 태도들이
결국 나를 얼마나 흐리게 만들었는지…
젊은 시절, 미스터피자의 ‘시크릿가든’ 피자를 참 좋아했어요.
도톰히 올라가 있는 치킨과 쫄깃한 도우,
나만의 취향이 담긴 피자였습니다.
하지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늘 가족의 입맛에 맞춘 선택을 했습니다.
피자를 시킬 때면 자연스럽게
"콤비네이션", "슈퍼슈프림"을 주문했죠.
신랑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니까요.
내 취향은 늘, 한 발짝 뒤에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그렇게 좋아하던 '시크릿가든'이
단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순간… 마음 한편이 텅 비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그건 단순한 피자 한 조각의 아쉬움이 아니었어요.
내가 좋아했던 걸 아무도 몰랐고,
심지어 나조차 너무 오래 잊고 살았다는 사실 때문이었죠.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 저만의 ‘배려’라는 이름 아래
나는 좋아하는 것을 너무 많이 놓치며 살아왔다는 것을요.
지금부터라도 작은 것부터 말해보려 합니다.
"나는 이게 좋아."
"이건 내가 고른 거야."
나를 아끼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40년이 넘는 습관 같은 나만의 배려를 내려놓는 일
쉽지 않겠지만,
나를 좋아하는 나로 살아가기 위한 연습
지금부터 시작해보려 합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설레는지
귀 기울여보고, 들여다보려 해요.
혹시 당신도,
당신만의 ‘시크릿가든’을 잊고 있진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