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이 모이면 선이 된다.
“잘하고 있다”는 말이
요즘은 조금 아프게 느껴집니다.
진짜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일까?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정말 잘하고 있다!!라는 주변의 말이
나를 더 재촉하게 합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본다는 말이
가끔은 위로 같고,
가끔은 공허합니다.
나는 지금
누구보다 열심히 달리고 있고,
누구보다 간절하게 버티고 있는데
시간만 점점 가는 것 같습니다.
남들은 “결이 좋다”, “감성 있다” 말하지만
나는 그 말을 숫자로 환산하지 못해서
가끔은 내가 실패자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왜 이렇게 불안할까요.
혹시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순간들이
그냥 무의미하게 흩어져 버리면 어떡하지?
아무 방향도 못 잡고 맴돌기만 하면 어떡하지?
그래도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하루하루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마음을 다해 한 점을 찍는 거예요.
아직은 이 점들이
어디를 향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제보다는 오늘 더,
오늘보다는 내일 더
그림이 보일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 점들을 모아
결국엔 나만의 선이 만들어질 거라는 걸
조금은 믿어보기로 해요.
지금 찍고 있는 그 작은 점들이 언젠가는
당신만의 아름다운 궤적이 될 테니까요.
<작가의 서랍>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성과공유회 수상,
그림책 공모전 특별상 수상,
브런치 작가로 연재를 이어가고,
애드센스 승인도 받았습니다.
분명히 원하던 것들을 하나씩 이루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신감이 사라졌어요.
앞이 뿌옇게 흐려 보이고,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는 걸까 자꾸만 흔들립니다.
하루 종일 엉덩이 한 번 떼지 않고,
몰입하고 또 몰입하며
내 능력의 10,000%를 끌어올려 달리고 있는데도
앞은 여전히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럴 때 내 짝꿍인 신랑이 건넨 위로의 말,
“당신은 지금 점을 찍고 있어.
그 점들이 모여 언젠가 분명 선이 될 거야.”
그 말에 고개는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걱정이 큽니다.
혹시 이 점들이 선이 되지 못하고
그저 무작위의 점으로만 남는 건 아닐까?
하지만,
두려움 속에서도 나는 알고 있어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도
늘 그래왔듯이,
내 전부의 에너지를 다해 한 점을 찍는 것.
그 점 하나가
또 다른 점을 만나 언젠가 선이 되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조용히, 묵묵히,
내 자리에서 점을 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