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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혼자인 순간들

모두가 모여 있어도, 나는 혼자였다

by 도토리 Dot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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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사이에 있습니다.
웃고, 이야기하고, 함께 있는 듯하지만
문득, 나만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모두가 삼삼오오 모여 있는데
그 안에 내 자리는 없는 것 같고,
내가 있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 같아요.


더 잘하려고 애쓰고,
말 한마디 더 따뜻하게 건네보려 해도
관계는 이상하게 어긋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외로움이 더 짙어질 때도 있어요.
이건 분명 내가 바란 결과가 아닌데—
그런 마음이 들 때,
더 깊은 곳까지 침잠하게 되죠.


그런데, 정말 내 사람은 없는 걸까요?

뒤를 돌아보면,
크게 드러나진 않지만
내가 힘들 때마다 등을 받쳐주는 사람들,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관계의 중심에서 밀려난 듯해도,
어딘가에서 나를 지지하고 있는 손길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에게도 나의 사람이 있습니다.


나와 맞지 않는 무대 위에서
자꾸 마음을 소모하지 말아요.

굳이 그곳에서 잘하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어울리지 않는 무대에서
억지로 박수를 받으려 하기보다는,
조용히 그 무대에서 내려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사람 곁에 서는 것.

그게,
진짜 나를 지키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작가의 서랍>


오늘, 모임에 나갑니다.
하지만, 친한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있고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눕니다.

익숙한 얼굴들이 보이지만,
그 누구도 나를 진심으로 궁금해하진 않습니다.

그들 사이에서 나는
그저 낯선 이방인입니다.

조연, 혹은 배경.
스포트라이트는 절대 나를 향하지 않죠.

사람들로 가득한 공간인데,
나는 점점 더 외로워집니다.
정말, 나만 혼자인 것 같습니다.


용기 내어 말을 붙여 봅니다.
미소로 대답은 하지만
그 안엔 보이지 않는 벽이 있습니다.

부드럽지만 단단한 경계선.
나는 그 안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처음엔 그 경계에 상처를 입습니다.
무리의 중심에 서지 못한 내가
부족한 걸까, 예민한 걸까,
혼자 괜한 질문을 합니다.

하지만 곧,
상처를 조용히 걷어냅니다.


그들이 아닌
나의 등을 오늘도 받쳐주는 사람들이 있음을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바라봐 주는 사람이 있음을
나는 알고 있으니까요.


그들의 무대에서 내려와
나의 무대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나의 사람에게 온 전화에,

“밥은 먹었어?”

그만 울고 말았습니다.

고요하던 마음이 다시 따뜻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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