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데에는 기술이 없고, 마음엔 끝이 없다
어느 날,
잘 접어두었다고 믿었던 마음이 스르르 풀려버렸다.
바느질처럼 촘촘히 꿰매온 하루들이
실밥 하나 풀리자 순식간에 와르르...
나는 참는 데에 제법 익숙한 사람이었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웃었고
서운함을 고르고 다듬어
말 대신 침묵으로 꾹 눌러두곤 했다.
그런데 마음이란 게,
묵혀둘수록 썩는다는 걸
왜 이제야 알게 된 걸까.
별일 없던 오후였다.
평소와 같이 집안일을 하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그렇게 하루를 마쳤다.
아이들이 모두 잠든 밤
거실에 드리운 고요함이
그동안 참았던 모든 것을 한꺼번에 무너뜨렸다.
잠깐 앉으려다 주저앉았고,
그 자리에 말없이 주르륵,
눈물이 감정보다 먼저 밀고 내려왔다.
이럴 줄은 몰랐다.
이토록 사소한 정적이,
내 감정을 무너뜨리는 스위치가 될 줄은..
잘 견디고 있는 줄만 알았던
아주 작고 오래된 슬픔 하나가
나만이 볼 수 있는 곳에서 조용히 무너졌다
<작가의 서랍>
세 번째 브런치 작가 신청의 고배를 맛보게 되었다.
기대를 품지 않으려 했지만 어딘가 마음 한쪽은 조금씩 들뜨고 있었나 보다.
결과를 본 순간,
작게 ‘아…’ 하고 중얼거렸고,
그 말끝에 따라붙은 건 “괜찮다”였다.
그래도 쓰고 싶었다.
선택받지 못해도, 보이지 않아도
여전히 마음을 꺼내고 싶은 날들이 있다.
그러니 나는 다시 써보기로 했다.
다시 두드려보기로 했다.
괜찮다.
괜찮을 것이다.
괜찮지 않은 마음마저 안고 가는 연습.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단단한 문장이다.
그리고
그렇게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