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편인 줄 알았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깊이 다칠 때가 있다.

by 도토리 Dot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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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끼던 사람에게서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서

가장 깊은 상처를 받게 될 줄은 몰랐어요.


같이 웃고, 함께 울었던 시간들
내 속마음을 아무렇지 않게 내보이던 날들
그 사람이니까,
그만큼 믿었고 기대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가장 믿었던 "내 사람"이라 여겼던 사람이

내 이름을 가볍게 말하고,
내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내는 걸 보았을 때,


“아... 너는 내 편이 아니구나.”


내가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줄 줄 알았는데,
그 손은 생각보다 멀었고,
내가 무너질 때 나를 세워줄 줄 알았는데,
그 자리는 비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나를 위로해 주기보다
내 과거를 들춰냈고,
내 마음을 헤아리기보다
내 약점을 조용히 쥐고 있었지요.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마음을 준 사람이

언제나 마음 가까이 있어주는 건 아니라는 걸.

어쩌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내 곁에 있었을 뿐,
진짜 "내 편"은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처는 모르는 사람에게서 오는 게 아니라,
믿고 있던 사람에게서 온다는 것을,

그 상처는 말로 다 할 수도,

온전히 이해받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내 이야기를 접어두게 되죠.
마음을 꺼내는 걸 망설이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마음 깊은 곳까지 상처를 입은 당신에게
이 말만은 꼭 전하고 싶어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다쳐서
마음이 무너진 날에도,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 옆에는,

당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묵묵히 지지하는 사람이 분명 있다는 것.

그를 찾으세요. 생각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작가의 서랍>


나는 그저, 작은 위로가 필요했습니다.

혹여 넘어질까

이대로 모든 것을 놓아버릴까...

누군가가 나를 붙잡아 주길 바랐고,

그 누군가가,

누구보다 가까웠던 그대이길 바랐습니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아무런 대가 없는 응원을 건네주고

같은 시선으로 곁에 있어주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바람이었어요.


그 사람은 내 곁에 있었지만,

내 아픔보다 과거의 초라함을 먼저 말하고

내 이야기를 가볍게 흘려보내는 것을 보면서

"아... 너는 내편이 아니구나"라는 마음이 쓰디쓴 감정과 함께 밀려왔습니다.


그 후로 나의 이야기를

내 안에 가두기 시작했습니다.


"너는 내 편인지 알았어"

그 마음을 꾹꾹 눌러 담으며

저를 위로하는 문장 하나하나를 적어 내려갑니다.


내가 얼마나 지쳤는지

얼마나 외로운지,

내가 얼마나 나 자신을 믿고 싶은지...


이 글은 저의 기록이자.

마음이 다친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는 어른아이를

다독이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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