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이 가득한 그곳에서, 내 목소리는 메아리조차 되지 못했다.
회의 자리에서도, 모임에서도, 심지어 가족 안에서도
“우리는 소통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쉽게 오갑니다.
그런데 정작 그 말이 오가는 자리에서
나는 종종 벽에 부딪히곤 합니다.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말을 하지만,
마음은 닫혀 있고
말은 오가는데, 진심은 닿지 않습니다.
상대의 말을 듣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 차례만 기다리고 있을 뿐.
대화는 흘러가지만 귀는 닫혀 있고
결국 마음은 더 멀어져 버립니다.
그럴 때면 묻게 됩니다.
소통이란, 정말 무엇일까.
많은 말을 주고받는 게 소통일까요,
아니면 적은 말속에서도 마음이 오가는 게 소통일까요.
소통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라는 것을.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다면
아무리 많은 말을 쏟아도
그것은 소통이 아닌 불통일뿐입니다.
<작가의 서랍>
얼마 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
참 허무해진 순간이 있었습니다.
분명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라 생각했는데,
실상은 소통이 아닌 불통의 자리였습니다.
“이건 대화가 아니라 독백이구나.”
귀를 열 준비도 마음을 나눌 의지도 없는 자리.
그저 본인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커뮤니케이션 강사로 일했던 저에겐
이런 상황이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공적인 자리에서조차
소통이 아닌 불통으로,
일방적인 말만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속은 이미 끓는 물처럼 부글부글,
말로는 다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불통이 가득한 그곳에서,
내 목소리는 메아리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나 역시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진짜로 귀를 열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내가 느낀 이 답답함이
누군가에게는 남지 않도록,
소통을 말로만 외치지 않고,
정말로 마음을 열어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