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제, 내 생활을 지키기 위해 미움을 내려놓는다.
처음에는 분명 상대가 잘못한 일이 맞았습니다.
억울했고, 상처받았고,
그 기억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움이 정당한 감정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알게 됩니다.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은 결국 상대보다
나를 더 지치게 한다는 것을요.
밤마다 떠오르는 생각,
가슴에 내려앉은 답답함,
사소한 말에도 예민해지는 나 자신.
그 모든 것은 상대가 아닌,
내 마음속에서 생겨난 무게였습니다.
미움은 상대를 벌주는 감정 같지만,
사실은 나를 옭아매는 사슬일 뿐입니다.
차라리 놓아야 합니다.
애초에 붙잡지 않는 것이
내 마음을 가볍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미움을 내려놓는 일은
상대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나 자신을 지켜내는 선택이니까요.
쉽지는 않습니다.
한 번에 내려놓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내려놓다 보면,
그 미움은 더 이상
내 생활을 흔들지 못하게 됩니다.
<작가의 서랍>
너무나도 친했던 친구였고,
평생을 함께할 줄 알았던 친구였습니다.
사실 큰일도 아니었고,
조금의 대화만으로도 풀 수 있는 문제였지요.
하지만 평소에도 “손절이 쉽다”는 말을 달고 살던 그 친구는
작은 일에, 그것도 본인의 잘못으로 시작된 일에
끝내 나와의 인연을 끊어버렸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저는 한동안 연락을 하고, 기다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문을 열어두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없었습니다.
그때 느낀 상실감과 배신감은
믿었던 만큼, 기대했던 만큼
제 마음을 깊게 찔렀습니다.
결국 몸까지 무너져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고,
잠들어서는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지나가다 스치기라도 하면
그날은 고열이 나며 끙끙 앓았지요.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미운 감정을 느낀 건 처음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만큼 제가 품었던 신뢰와 애정이 컸기 때문이겠지요.
너무 아파서, 미움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쉽지 않았습니다.
미움이 너무 커서, 손끝까지 떨리고
하루가 온통 그 생각으로만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려놓았습니다.
가끔 그 친구를 마주치긴 합니다.
여전히 밉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내 생활에 영향을 끼치진 않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자유로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