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안 오는 것처럼 행동하자.
비 오는 날의 소풍(셀레스틴느이야기 2)
가브리엘르 벵상 저자(글•그림), 김미선 번역
시공주니어 (1997년 12월 20일
소녀 에르네스트는 셀레스틴느 아저씨와 들뜬 마음으로 소풍을 준비한다. 맛있는 도시락을 싸서 막 나가려는 순간 빗방울이 내렸다.
실망한 에르네스트와 당황한 셀레스틴아저씨!
소풍을 갈 수 없게 된 에르네스트는 너무 기분이 상하고 우울했다.
에르네스트의 마음을 알아차린 셀레스틴아저씨는
"비가 안 오는 것처럼 행동하자."라고 제안하고 빗 속 소풍을 감행하기로 한다. 둘은 우비를 둘러쓰고 음식을 챙겨 밖으로 나간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소재를 무리 없이 다가오는 따뜻한 그림으로 풀어 나가는 작가의 솜씨를 ‘셀레스틴느 시리즈’에서 엿볼 수 있다.
나는 셀레스틴아저씨처럼 다정한 모습에서 아빠를 떠올렸다.
지금은 아빠가 편하고, 서슴없이 대화도 나누지만,
어릴 적 아빠는 무섭고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다.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아빠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면
얼른 텔레비전을 끄고, 공부하는 척을 했다.
소풍을 간다거나 용돈을 달라는 소리도 큰맘 먹고 해야 할 정도로 무서웠던 아빠였다.
그래서인지 셀레스틴아저씨는 내가 원하던 아빠 같았다. 남편도 아이들에게 셀레스틴아저씨처럼 대해주길 바랐다.
에르네스트의 마음을 알아주고 다정한 셀레스틴아저씨처럼 말이다.
85세가 되신 아빠는 셀레스틴아저씨 같다.
사랑한다는 말도 잘하시고, 무서웠던 기는 다 사라지고
양처럼 순하게 변하셨다. 아니 처음부터 양처럼 순했었는지도 모른다. 세월이 흐름 앞에선 아빠도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사람이었다.
비 오는 날이면 아빠는 부침개에 막걸리 한잔 하시며
노래를 부르셨다. 취기가 오르면 우리의 얼굴을 쓰다듬어 주시며 웃으셨다. 그래서 난 아빠가 막걸리를 찾으시면 신나게 막걸리 심부름을 자진해서 갔다 왔다.
아빠의 웃음과 얼굴을 쓰다듬어 주는 손길이 따스했기에...
내가 이 그림책을 좋아하고 자주 펼쳐보는 것도 어찌 보면 아빠가 보고 싶어서 일지 모르겠다.
비 오는 날!
우비를 걸치고, 우산을 쓰면서 신나게 소풍 가는
에르네스트와 셀레스틴아저씨의 모습은
나를 미소 짓게 한다.

"비가 안 오는 것처럼 행동하자."
실망한 에르네스트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셀레스틴아저씨가 제안한 말이다.
이 말에는 셀레스틴아저씨의 다정함과 배려가 담겨있다.
흔히들 비가 오는 날엔 밖에 나가기 싫어한다.
비오늘날에 소풍이라니?
'미친 거 아냐, 제정신이야, 안돼.'
그림책 속 땅주인처럼 말이다.
'비 오는 날 소풍이라니 안 돼.'가 아닌
"비 안 오는 셈 치고 소풍을 가면 어떨까?" 하는 의연하게 대처하는 찐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들에게는 통쾌함을,
어른들에게는 너그러운 어른의 모습을,
어른들의 고정관념을 깨 주는 멋진 그림책이다.
"비 오는 날에 소풍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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