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왜 나는 매년 다이어리를 끝까지 못 썼을까?

다이어리를 대하는 태도

by 이연화


다이어리를 끝까지 쓰지 못한 이유를
한동안은 내 의지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반복되는 실패 끝에 알게 되었다.
문제는 내가 아니라, 다이어리를 대하는 방식이었다.

잘 쓰려는 욕구와 완벽하게 실천하려 한 욕구가 오히려 부담감을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리 활용 방법을 알려주고,

강의도 하며 다이어리를 활용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도 말한다.


성공비결은 뭘까?

목표 달성을 어떻게 돕는 것인가?

다이어리를 활용하면 정말로 삶이 달라질까?

다이어리는 시간을 관리하는 도구이자
나를 유지하게 해주는 가장 현실적인 자기 관리 도구였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산다.
해야 할 일, 잊지 말아야 할 일정, 사람들과의 약속등

많은 것들이 기록된다. 일정을 완료하려 에너지를 빠르게 소진시킨다. 꼭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준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록하는 도구들도 스마트폰 앱이나 구글 스케줄러로 대체가 가능해졌다.

관련 도서들과 강의들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완벽을 내려놓는 순간, 마음에는 여유가 생기고 부담감도 덜어진다. 다이어리 기록도 마찬가지다.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도 될 것이 분리된다.

중요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삶도 정리되기 시작한다.

2025년 전에도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다이어리를 샀다.
1월과 2월은 그나마 흔적이 남지만 3월쯤이면 흔적 없이 빈 페이지만 남겨진 채 연시가 되면서 버려지게 된다. 목표를 채우지 못한 흔적은 나를 성실하지 못한 자, 꾸준하게 노력하지 않은 자로 스스로 낙인찍는다. 그럼에도 폐기를 하면서도 다짐한다.

"올해엔 끝까지 써야지."


2025년 다이어리도 구입했다. 1월부터 차근차근 스케줄과 챙겨야 하는 기념일과 가족들의 생일, 병원 진료와 예약일도 적었다. 예전과 다른 2025년 다이어리는 분명 달랐다.


하루에 1~3개의 생활 일정만 적고,
완료한 것만 형광펜으로 표시했다.
못한 날은 평가하지 않고 그냥 넘겼다.

‘잘 살아내기 위한 기록’으로 여기면 되었으니까.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지나자
다이어리는 비난의 기록이 아니라
‘내가 해낸 증거’로 남았다.
나는 처음으로 한 해의 끝까지 다이어리를 쓸 수 있었다.


다이어리는
목표를 증명하는 노트가 아니라,
나를 무너지지 않게 지켜주는 장치가 되어 주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펼칠 수 있다면,
그 다이어리는 이미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이어리는 삶을 바꾸는 도구이자,
삶을 계속 살아가게 만드는 도구였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도 관리가 필요하다.

2026년을 행복하게 살아가자.



#아날로그기록 #다이어리감성 #하루기록 #일상에세이 #나를돌보다 #삶의속도
#기록하는사람 #다이어리실패 #기록습관
#자기이해 #일상관리 #포기하지않는방법
#브런치글쓰기

keyword
작가의 이전글모든 삶을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