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두 시간의 선물
혼자만의 시간, 밀크티 한 잔
오늘의 병원 검진 투어를 마친 후,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어 조용한 커피숍에 들렀다.
인적이 드문 공간이었다. 한 분의 손님이 차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본 채, 말 없는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여느 커피 체인점과 달리 포스기가 없었다.
카운터 위 커다란 메뉴판을 천천히 살폈다. 커피, 차, 에이드….
오늘은 따뜻한 밀크티를 주문했다.
자리를 잡으며 잠시 망설였다.
예전 같으면 햇살이 비치는 창가를 골랐겠지만, 요즘은 눈의 피로 탓에 빛이 들지 않는 안쪽이 더 편하다.
외투를 벗고, 후드를 벗고, 마스크를 탁자 옆에 내려두었다.
그리고 눈을 살포시 감았다.
커피숍에 가득 퍼진 향긋한 커피 향,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자
움츠러들어 있던 몸과 마음이 조금씩 풀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우유와 홍차의 만남은 부드러우면서도 오묘했다.
우유 때문인지 뒷맛은 살짝 텁텁했지만,
마치 엄마가 품어주는 것처럼 포근함이 입안 가득 번졌다.
혼자만의 시간.
한때는 혼자 있는 것이 무서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혼자만의 시간이 점점 행복해진다.
이렇게 가끔 나를 위해 시간을 내는 일은
삶을 천천히 되돌아보게 만든다.
홀로서기에는 용기가 필요했다.
나는 그 용기를 조금씩, 꾸준히 연습해 왔다.
어느 날 지인이 물었다.
“그냥 혼자 시간을 보내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저는 혼자서도 잘 다니는데요.”
그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학창 시절에는 친구와 함께였고,
사회에 나와서는 직장 동료와 함께였으며,
가정을 꾸린 뒤에는 가족과 함께였다.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나는 엄마로서, 한 사람으로서
‘홀로서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홀로 선다는 것은 혼자 살아간다는 뜻이 아니다.
함께 살아가되, 각자가 독립된 존재로 서는 일.
그 균형을 배우는 것이다.
잔잔한 음악에 마음이 살짝 발장구를 친다.
소중한 나만의 시간을 음미하며 잠시 머문다.
가족이 떠오르지만,
오늘만큼은 오롯이 나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