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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을 극복하는 힘

생각

by 이연화

심리검사를 받는 날은 두통과 우울감이 몰려온다.

마음을 치유하러 가는데 왜 마음이 더 힘든 건가 싶다.

지우고 싶은 과거의 기억을 깨끗하게 지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나 하지만 기억을 지우는 것은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렇다면 아픈 기억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 또한 힘든 일이다.

에게 왜 그런 시련이 주어줬을까 안타까울 뿐이다.

시련을 겪은 것도 나 자신이고, 시련을 극복해 가는 것도 나 자신뿐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다. 그렇다면 나 스스로 즉시하고 인정해야 했다.

자책은 나를 더 아프게 할 뿐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다.


나에게 일어난 사건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그동안 난 감정의 원인을 사건에서 찾았다.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왜 아픈지!

무엇 때문에 아픈 건지!

미움, 자존감이 상한 건지, 무시당한 마음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유를 찾아낼 수 있다.


난 나의 나약함과 두려움, 배신감, 진심을 묵살당함에 서 오는 무력감 때문이었다. 자존감도 무너지고 삶의 의욕도 상실한 채 상대방의 꼭두각시가 되어야 했던 나 자신의 대한 미움과 원망이었다. 나는 상대방보다 나 자신이 용서가 안 되었다.


삶에 대한 신념들은 무참히 깨져버린 상태에서 살아갈 용기를 준건 바로 '가족'과 '책'이었다.

가족들에겐 내가 소중한 딸이자 동생이자, 엄마, 아내, 친구였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들이 나에게서 빼앗으려 했던 것들이 나에게 위로를 주고 용기를 주었다.


완벽을 추구했던 나!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었던 나!

하지만 이젠 알게 되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 사람인지 '가족'이 알려주었고,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책'이 알려주었다.

책을 읽다 보니 글을 쓰고 싶어졌다. 기록하며 나를 더 깊이 알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난 책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 생각이 넓어진다.

그만큼 합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합리적인 생각은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꾸준히 글을 쓰면서 생각하며 살아가는 삶을 추구하는 이유다. 글을 쓰며 나를 알아가고, 나를 알면 그만큼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다른 작가들의 책을 읽으며 위로와 용기를 얻은 것처럼 나의 글이 또 다른 독자에게 위로를 줄 수 있길 바란다.


나를 알아가는 글을 쓰다 보면 내 상처도 저절로 아물지 않을까 싶다. 치유글쓰기로 난 나를 보듬어준다.


#상처 #글쓰기 #돌봄 #치유글쓰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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