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합니다.
다섯 시부터 시작되는 병원의 아침!
중간중간 들려오는 앰뷸런스 소리와 간호사들의 다급한 소리들이 뒤엉킨 병원 안은 소란스럽고도 고요하다.
부드러운 간호사선생님의 아침 인사를 하고, 혈압과 혈액검사를 위해 혈액을 뽑는다. 주시바늘은 따끔하게 피부를 뚫고, 현관 속으로 꽂아 들어가지만 간호사선생님의 손길은 긴장감 없이 따스했다.
길게 늘어진 수액줄이 줄줄이 달린 바뀌 달린 이동 걸이를 끌고 화장실에 가서 소변통에 아침소변을 담았다. 소변보는 것도 왜 이리 어려운 건지 착잡했다. 다행히도 검사량만큼은 채웠으니 다행이다 여기며 자리로 돌아왔다.
책상 위에 사과 1개와 유산균요구르트가 놓여있었다. 작은 쪽지와 함께!
쪽지에는 "맛있게 먹고 얼른 나아요"라고 적혀있었다.
누가 가져다 놓았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떠오른 분이 계셨다. 이 시간이면 하고 조심스럽게 복도로 나갔다.
다른 방을 청소하고 나오는 청소아주머니를 만났다. 반가움에 가서 인사를 드렸다.
"혹시나 했는데 이번엔 또 왜 압원한 거야?"
"그러게요. 저도 모르겠어서 입원해서 검사받아보려고요" "얼굴 보니 반갑긴 한데 아파서 왔으니 뭐라고 할 수가 없구먼"
"이참에 쉬고 좋지요"
"쉬어도 집에서 쉬어야 편하지"
"사과랑 요구르트 잘 먹을게요. 감사해요"
"전에 주려고 했는데 휴무날에 퇴원해서 못 줬지. 이름 보니 긴가민가 하면서 갖다 놓은 겨"
"맛있게 먹고 얼른 나아서 퇴원해야지"
"감사해요."
"힘들 텐데 어서 가서 쉬어. 휴지 필요하면 얘기하고"
"네, 그럼 수고하셔요."
병원이라 차가울 것만 같았는데 오히려 어느 곳보다 따스한 곳이었다. 병실에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붉게 물들었던 하늘이 점점 파래져갔다.
하얀 구름들도 몽실몽실 피어나고, 따스한 햇살이 밝게 비추었다.
온몸으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오늘도 행복합니다.'라고 되뇌었다. 감사함을 느끼며....
#병상일기 #행복 #따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