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공지영
나를 일으켜 세운 책 한 권!
결혼이 현실이라는 걸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댁의 관습과 기대 속에 묻혀 살며,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스스로를 놓쳐가고 있었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말했기에, 나 역시 참는 것이 미덕이라 여겼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나만 가족이라 생각했을 뿐, 그들은 나를 ‘이용하기 편한 존재’로만 여겼다는 걸을 말이다. 혼자라도 나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분가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 뒤, 많은 파장이 일었다. 시어머니의 병세 악화, 그에 따른 비난, 남편과의 갈등…
후회도, 자책도 많았다. 하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기에 우리 가정만 지켜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우리 교육 출판사에서 일하는 친구에게서 공지영 작가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선물 받았다.
나는 책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 삶을 들여다보게 되었다.'다들 이렇게 힘겹게 살아가는구나. 나만 그런 게 사는 게 아니었구나.' 생각했다. 삶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고유하며, 고통의 강도 또한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등장인물들의 결혼생활에 경험들은 나를 사색의 늪으로 빠져들게 했다. 나는 결혼이라는 틀 안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와 더불어 행복해지고 싶었다면 스스로 행복해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말로는 설명되지 않았던 내 감정들이, 문장의 결을 따라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나는 그 글을 읽으며 조용히 눈물을 삼켰다. 내 삶을 누군가 대신 들여다봐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지금의 너도, 그리고 너의 선택도 충분히 의미 있어.'
마치 내 결정을 지지해 주는 것 같아 친구에게 고마웠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그렇게 나를 일으켜 세워 주었다. 이제는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나 삶을 내 스스로 책임지며 살아가고자 한다.
결혼을 하면 시집 풍습을 따라야 한다는 친정 부모님의 말, 동서들과 친자매처럼 지내길 바랐던 시어머니의 말.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마음을 다해 가족이라 믿고, 챙기고, 이해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그들에게 나는, 그저 부려먹기 편한 ‘사람 좋은 며느리’였을 뿐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난 뒤 더는 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
나는 12년의 시집살이를 접고 분가를 결심하고, 3개월이 지난 후 분가했다.
분가 후, 시어머니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셨고,
그 이유가 나 때문이라는 말이 시댁 식구들 사이에서 돌았다. 이기적이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러나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미 충분히 했고,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도 자책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은 혼란스러워했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받으면서도,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남편이 미련해 보였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남편은 시댁식구들의 진실을 마주해야 했다. 부조금과 재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얼마나 투명인간처럼 여겨졌는지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남편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안쓰럽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고통도 진실도 결국은 스스로 깨달아야 했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후로 우리 가정만 생각하기로 하고 시댁식구들과의 거리를 두고 생활했다.
결혼은 결국 현실이었고, 시댁은 시댁일 뿐이었다. 의지할 사람은 남편뿐이었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의지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그 기대가 아이들에게는 무거운 짐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의지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깊이 해보게 되었던 때였다.
홀로서기가 필요했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내 삶을 내가 책임지는 연습을 해나갔다.
그 시작은 책이었다. 내 손에 쥐어진 한 권의 책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변화시켰다. 나는 여전히 걷고 있다.
책동무와 함께 무소의 뿔처럼,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당신에게도 인생을 바꾼 책동무가 있나요?
없으시다면 도서관을 방문해 보세요. 당신을 위한 책이
당신과의 만남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꿀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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