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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하우스 우면동 이야기

by 고병철

1. 라이트하우스가 만들어지기 까지의 이야기


보통 VC는 강남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아마 신규 VC가 개소한다면 어김없이 테헤란로 등지의 높은 빌딩을 떠올릴 것이다. 라이트하우스는 달랐다. 우리만의 색깔을 내고 싶었다. 라이트하우스 사무실은 우면동 주택가에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다. 점심 먹고 산책하기도 좋고 강남권 접근도 용이한 곳이다.


20년 넘게 가정집으로 쓰여온 이 하우스를 사무실로 바꾸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노후한 내부 자재를 철거해내고 기본 틀을 다지는 작업에 특히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천장에 목재를 대고 바닥의 수평을 맞추는 골조 작업이 한 달 동안 이어졌다. 작업을 하면 할수록 더디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 과정 덕분에 고른 벽면을 유지해 시간이 지나도 벽지가 들뜨는 현상이 없고, 숨어있는 공간을 찾아 층고를 30cm 이상 높일 수가 있었다. 기본을 갖추는 일은 늘 시간이 걸리지만 완성도를 결정짓는 주된 요소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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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모든 것이 원래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지만 처음엔 기존의 주거공간을 어떻게 사무공간으로 바꾸어 나갈지 막막했다. 안방은 사무실로, 작은방은 회의실로 공간별 용도 설정부터 해 나갔다. 그다음은 벽지, 타일, 조명, 문 손잡이, 세면대 등 선택의 연속이었다. 돌이켜보면 과정 하나하나가 평소 그려왔던 우리만의 공간이 실현되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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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사무실 이전이 결정되고 8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11월 말이 되어서야 끝났다. 12월 가구, 인테리어 소품을 모두 채우고 2018년 1월 드디어 우면동에서 라이트하우스 공식적인 업무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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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라이트하우스 공간이 만들어진 의미


라이트하우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잔디밭이 펼쳐진다. 임직원들끼리 모여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외부인사를 초청해 바비큐 파티를 여는 공간이기도 하다. 가을엔 정원에서 직접 수확한 감을 방문객들과 나누어 먹었다.

라이트하우스 우면동 사무실은 “Home away from home”이라는 모토 아래 기획되었다. 내 집같이 편안한 공간에서 역량을 맘껏 펼치라는 회사의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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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가장 잘 드는 공간은 최우선적으로 임직원을 위한 사무공간으로 배정했다.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조경식물도 여럿 배치되어 있다. 도심 속 빌딩에만 갇혀 있던 외부 방문객들에게도 라이트하우스는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1층 응접실은 손님을 맞이하거나 IR을 진행하는 다용도 공간이다. 딱딱한 회의실이 아닌 캐주얼한 공간에서 IR을 진행하니 스타트업의 긴장을 낮추어 훨씬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 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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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른 하우스와 다른 공간의 느낌이다,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썼는지


숨겨진 공간이 많은 하우스라 각 공간의 특색에 맞추고자 노력했다. 라이트하우스는 내부 직원은 물론 외부 손님들이 편하게 방문하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머무르는 응접실은 푹신한 소파를 설치하여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간의 용도는 색감 차이를 두어 자연스럽게 분리시켰다. 공용 공간은 그레이&브라운 톤의 색감에 전구색 조명을 사용해 아늑한 느낌을 연출했고, 사무 공간은 화이트&블루 계열에 주백색 조명을 설치해 눈의 피로감을 최소화시켰다. 사무공간은 임직원 개인별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자리배치에 특히 신경 썼다. 너무 밀집되어 있지 않고 각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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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그마한 다락방이 있고, 회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회의실도 마련되어 있다. 아직 우리 직원들도 다 활용해보지 못한 공간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많은 분들이 우리 사무실을 찾아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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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라이트하우스는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


비록 접근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여기까지 찾아와 준 방문객에게는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①업계 심사역을 초대하여 우리가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소개하고 간단한 핑거푸드를 즐기며 자유로운 네트워킹을 추구하는 ‘네트워킹 데이’ ②펀딩을 준비하고 있는 포트폴리오사에게 집중교육을 제공하는 ‘시리즈 A 패키지’ ③와인 한 잔 즐기며 담소를 나누고 싶은 벤처인을 위한 ‘오픈하우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 공간이 활용되고 있다. 향후 유명인사의 초청 강연이나 다도 체험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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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에는 보다 다채로운 방식으로 이 공간이 창업 생태계에 속해 있는 많은 분들과 공유되기를 바란다.


* 글쓴이 : 이보미, 편집 : 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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