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투자유치의 원칙

2020.01.11

by 고병철

아는 창업자가 만나고 싶다 연락 왔다. 오라고 했다. 시드 투자는 받았고, 시리즈 A 라운드를 열어야 한다고. 어떻게 투자받아야 할까. 다른 VC를 만나기 전에 조언을 듣고 싶다고 왔다.


물었다. 이번에 (1) 얼마를 투자받고 싶나? (2) 클로징은 언제? (3) 얼마 동안 쓸 자금이냐? (4) 프리밸류는 얼마이고 싶나? 30억이 필요하다 했다.


내가 생각하는 우선순위를 이야기했다. 일단 투자금액이다. 그 자금으로 1년이든 2년이든 그동안은 투자유치 없이 사업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창업가에게 가장 소중한 건 시간이다. 시간은 기회다. 투자유치보다 사업의 본질에 더 써야 한다. 본질에 집중하지 않고 성장할 수는 없다. 그렇지 못하면 늦다. 남들이 먼저 기회를 가져간다.


그래서, 다른 조건을 양보해도 투자금은 확보해야 한다. 투자하는 쪽은 유리한 조건에 투자하고 싶고, 창업자도 지분 희석은 작게 하고 싶다. 충돌이다. 이럴 때는 기대 이익이 높은 쪽이 결국 양보한다. 투자자는 여러 군데 투자한다. 차선으로 다른 곳을 찾을 수 있다. 창업자는 기회를 잃는다. 기회비용이 더 크다. 작은, 감내할 차이면 빠르게 마무리해라. 그 시간에 본질에 집중하면 회사 성장이 빨라지고, 몇 % 양보한 이상의 성과를 준다. 그렇게 성장하지 않은 사업이면 다시 생각해라. 자금 확보의 방법이든 투자를 받을 니드가 있는지, 아니면 사업 방향을 바꿔야 하는지 등.


다음은 리딩 투자자다. 전체 투자금의 40%를 베팅할 투자자를 찾으면 큰 고비는 넘어간다. 만기가 5년 이상 남았고, 다음 라운드에도 참여할 수 있는지 물어봐라. 그럼 최상이다. 시리즈 B에서도 너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거다. 나머지를 메칭하는 투자자도 만기와 재원을 확인해라. 대다수 투자기관 만기가 여유 있어야 한다. 만기가 임박하면 엑싯에 급해진다.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


투자기관 수는 되도록 줄여라. 많을수록 이해관계는 다양하고, 소홀히 다룰 수도 없다. 투자자 관련 일이 많아지고, 창업자의 업무가 분산된다.


최소 금액이 모집되면 일단 클로징 해라. 변수가 언제 생길지 모른다.


또 오겠다 했다. 그땐 본인 사업을 제대로 어필하는지 피드백을 듣고 싶다 했다. 기다리마 했다. 언제든, 누구든 환영이다. 아는 분이 기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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