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5
아는 창업자가 있다. 투자하지는 않았지만 판교에서 역삼에서 가끔 봤다. 우면동으로 오고선 보지 못했다. 오랜만에 연락 와서 날을 잡았다.
최근 각광받는 분야이지만, 실상은 어렵다. 좋기는 하고, 기술은 있는 것 같지만, 아직 딱히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른다. 어린 창업자가 길을 제시하기엔 역부족이고. 사회 경험할 새도 없이 시작한 사업이 얼마나 힘들까 넘겨짚었다.
얼굴이 예전보단 까칠했다. B2B 영업이 어렵다 했다. 거기다 같이 고생하는 동료들에게 못할 짓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고민이 많았다. 다시 한다면 현금이 도는 사업을 하고 싶다 했다. 힘든 삶의, 사업의 무게가 전해왔다.
비가 내리는 그날, 칼국수를 먹고 동네 놀이터로 갔다. 조그만 정자에서 비를 피하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먼저 있던 아저씨도 가고 둘이 그 정자를 차지했다.
스무 살 젊은 그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 청년에게 나는, 설명하지 않아도 사정은 대충 알고 이해관계는 없는 이웃집 아저씨였다. 공동 창업자, 투자자와도 나눌 수 없는 짐을 하소연할 누군가를 찾아왔던 거다. 딱히 무어라 해줄 명답은 없다. 그냥 들어주고, 끄덕였다. 힘들면 내려놓아도 된다. 실패가 아니다. 한번 쉬어가도 괜찮다. 앞으로 충분히 시간이 많다. 그렇게 이야기했다.
한 시간여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갔다. 카톡이 왔다. 고맙다, 속이 좀 후련해졌다 했다. 또 잘 결정하겠다고.
많은 멘토들이 활약하고 있다. 후배들을 도와주려고 노력도 많이 하고 계신다. 사업은 같은 케이스를 찾을 수 없다. 결국 해답은 창업자 스스로 찾는다. 고민하는 그들의 뇌를 대신해 줄 수는 없다.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도와준다면 성공이다. 팔을 계속 들고 있을 수 없다. 10분이면 힘들다. 하지만 3분 들고 1분 내려 쉬면 하루 종일도 도전해 볼 만하다. 내가 생각하는 멘토링은 잠깐 그 틈을 만들어 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