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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철 Feb 09. 2020

두물머리

다산의 고향 두물머리로 나들이.. 따스한 햇살을 즐기고 하피첩 이야기를 덤으로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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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이 혼례를 올린 지 30년, 고향에서 홀로 살림을 꾸리던 홍 씨 사모님이, 당신 병이 깊어져 귀양 간 남편을 다시 보기 어렵다고 판단, 시집올 때 입었던 치마를 강진으로 보낸다. 다산은 치마를 마름질해,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쓰고 네 개의 첩으로 만들었다. '하피첩'이다. 8살 때 보고 못 본, 막내가 혼례를 올릴 때는 '매조도'를 그려 보낸다.(매화는 많은 후손(다산)을 상징한다.) 매조도는 후손이 잘 보관하고 있다가 박물관에 기증했다. 하피첩은 한국전쟁 통에 없어졌다.


이 하피첩 3권이 2006년 TV 진품명품에 등장한다. 소장자는 고물상에서 샀다고 했다. 매조도의 천(치마)과 비교하고, 진품으로 인정받아, 당시 최고가 1억 원으로 감정받는다. 이후 또다시 사라진다. 외국 밀반출로 안타깝게 추정했는데, 2011년 '부산저축은행' 금고에서 발견된다. 서울옥션에서 경매, 7.5억에 낙찰받았다. 해외 반출을 못하게, 입찰을 제한하지 않았다면, 10억이 넘었을 거란다. 하피첩은 보물로 지정되었다. 개인사를 담아 대필이나 복사본일 수 없고, 글씨가 수려한 다산의 필체가 편지마다 각각 초서체, 행서체, 전서체로 담겼다.  


지금 몇 개월 임대되어 고향에 전시되고 있다. 큐레이터는 신이 나서 설명하고, 때마침 나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여기서도 '부산저축은행'을 듣는 군 하는 순간만 빼고는..) 경기도민은 할인도 해줬다. 가까운 곳에 가볼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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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분란과 외교에 실패, 왜란, 호란을 자초했다. 10년간 농사를 못 짓고, GDP는 1/3 토막이 났는데도, 텅 빈 국고 채우려고 파탄난 백성들을 더 핍박했다. 이때 실학을 기반으로 뜻있는 관료들이 등장하고, 대표적인 고위공직자가 정약용이다. 지금 대한민국에도 다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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