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팀장 표정이 좋지 않다. 투자업체 나이 드신 관리본부장이 막무가내. 사외이사라서 때때로 인감 날인, 인감증명서가 필요한데 늘 오늘이란다. 대기조 마냥 이야기하는 것도 짜증 난고, 와서 도장 찍으라는 거다. 투자했으니 그 정도 수고는 당연한 것 아니냐 그렇게 보인다는.
한두 번은 급하니까 그렇게 보조를 맞추는데, 매번 그런 식이니 열이 받았다. 미리 말하지 않은 거에 미안함이, 다음에는 그러지 않겠다는 반성이 겉으로는 없었다. 주주관계 업무가 많이 서투시고, 인자한 스타일도 아니고.
사실 그분으로 말이 많았다. 창업자와 같은 교회에 다니고, 퇴직 은행원이라 했다. 언젠지 모르지만 지분도 꽤 많아 개인주주로는 몇 순위다.
시니어 심사역이 오면 황급히 나와 고개 숙이고 주니어 심사역은 멀뚱멀뚱, 예의 차린 웃음도 없었다. 사내에서도 젊은 직원들하고도 말을 섞지 못하셨다. 창업자만 보고 계셨다.
시니어 투자자들이 모여 건의할 때마다 창업자는 강하게 실드 쳤다. 젊은 직원들은 아직 믿음이 안 간다. 외근 나가도 그분이 계셔서 든든하다. 잘 말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반복했다.
친인적인가? 약점을 공유하는 사이인가? 의아했다. 업무능력 대인관계 별로고 대외 네트워크가 좋은 것도 아니고. 그분은 현안에 대해선 하여튼 잘 몰랐다. 모르쇠였다. 창업자 붙잡고 하나하나 물어보면 바쁜 창업자 발목 잡는 나쁜 투자자가 되는 것 같고 모르는 그분과의 대화는 정신건강을 위협했다.
그분은 오래 있다 자의로 퇴직했다. 그 후 창업자와 회사의 여러 가지 문제가 알려졌다. 누가 봐도 문제 있는 인사를, 그렇게 집착한 게 이거였나 싶었다. 본인은 열심이고 친절한 창업자로 포지셔닝, 불친절한 그분은 욕받이로 쓰고. 이런 쓰임새도 있구나 한숨이 나왔다.
창업자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 가. 그들이 필요한 사람, 또 하나의 얼굴이라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