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 전문가의 비밀

by 고병철


우리 인간은 이족 보행 전문기계다. 현대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했다. 1조 원. 막대기가 우리를 흉내 내는데 그런 돈이 든다.


우리도 학습과정이 험난했다. 태어나서 누군가 손을 잡아줬는데, 그걸 믿다가 난생처음 사기당한다. 엄청나게 당황한다. 앞으로 옆으로 뒤로 쓰러지고 주저앉다가. 어쩌다 다른 다리로 균형을 잡고, 반복 반복 반복 그렇게 시작됐다. 한 2,000번 넘어졌다 한다. 이젠 아무 생각 없이 몸은 그냥 걷는다.


누군가 사람이 어떻게 걷냐 고 물으면... 오른발을 내보내 발뒤꿈치가 먼저 닺게 하고 지긋이 발바닥으로 누리고 발가락에 힘을 주어 땅을 차라. 그리고 왼발을 앞으로... 사실 그게 정확하게 설명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가슴이 답답하다. 왜냐, 그냥 하기 때문이다. 세상 어려운 게, 홍시가 왜 홍시 맛이 나는지 설명하는 거다. 자책할 필요 없다. 그냥 레베르의 차이다. 직접 백번이라고 넘어지면 자연히 짐작이라도 한다.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전문성을 갖추는 노력을 했을 뿐. 설명한다고 정확하지도 않다.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지만, 가만 보면 자신도 그렇게 하지 않다. 듣는 사람이 들어서 그럴듯한 답변을 할 뿐. 사실 스스로 체화돼서 본인도 어떤 부분이 전문가적 식견이 녹아든 건 지 모르는 분이 많다.


전문가 교육이 효과 낮은 이유는 거기에 있다. 분명 전문가인데, 자기 노력 대부분이 들어간 내용은 스치던 짧게 이야기하고 넘어간다. 그러곤 엉뚱한 그럴듯한 이야기만 하기 쉽다. 전문성을 뽑아내려면 차라리 그들을 지켜보고, 실제 경험을 그냥 생생하게 듣는 게 낫다. 어떤 부분에 고민을 했고, 시간을 많이 썼는지 그 부분이 진짜 전문 영역이니까.


심사역은 창업가를 파악하는 일도 한다. 그의 말에 현혹되거나 액면으로 무시해서는 후회하기 십상이다. 관찰하고 그의 말에 녹아든 노력과 시간을 찾아내 판단하자. 홍시는 평소에 맛보자. 그래야 이야기가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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