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일상.
오늘 모닝커피 친구는 몇 년 전 보이스피싱을 당했다. 얼마간의 금전적 손실도 봤다. 경황없게 상황을 몰고, 다급한 성인 여성 목소리가 냉정한 판단을 못하게 한다고. 와이프는 애들 학교 행사에 참석해 전화받지 못했다고. 지나서 생각해 보니 목소리가 우리 지역과 다르게 티가 나, 더 큰 손해는 막았다고. 일단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라 위안했다.
얼마 전 그 친구의 지인에게 비슷한 상황이. 딸에게 일이 생기고, 사무실 근처 무인 락커에 현금을 두라는 전화. 노숙자가 동원되었다 한다. 해프닝으로 별 탈 없이 끝났다고 하는데. 그 지인 딸에게 며칠 동안 전화가 와서 이런저런 대화를 시도한 정황이 있었다 한다. 그래서 목소리가 딸과 거의 같았다고. 와이프는 그 시각 누군가 계속 전화 와서 통화 중이고.
같은 범죄 집단이 아니겠지만, 몇 년 사이 걔네들이 딥러닝으로 시스템을 고도화한 것 같다. 빼낸 개인 정보로 네트워크를 차단해 고립시키고. 기술발전이 칼 끝으로 우리에게 돌아오는 거다.
이제 첨단 기술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열린 시대. 고성능 대포 앞에 성곽과 해자가 한순간 무용지물. 악용을 막는 최첨단 방패도 만들고, 한편으론 창을 만드는 유혹을 줄이는 나눔의 지혜도 필요하다. 괜히 노블리주겠나. 공동체도 건실해야 자신의 고귀한 지위도 지킬 수 있느니.
우선 나도 지킬 게 있는 위치가 되고 싶다. 착한 투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