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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하기

편지 1971.2020.10.04

by 고병철


고향집을 정리하며 몇 가지 것들을 가져왔다. 그중엔 서울로 올라온 오촌 큰아버지께서 사촌 동생인 우리 아버지한테 부탁하는 편지가 있다. 71년이면 내 동생이 태어났을 때인데, 산후통이 심한 어머님을 걱정하셨다. 얼마 전 계열사 대표님과 가족의 범위에 대해 주절주절 말씀 나눴다. 50년 전에는 사촌 형제 사정까지 서로 걱정했는데, 지금은 좀 먼 이야기다. 내 동생, 누나에 대한 애틋함은 가끔씩 우리 집에서 불협화음의 작은 불씨가 되곤 한다.


이 편지는 발신자인 당숙의 아들, 재종형님께 보내드리려고 한다. 당시 형도 예닐곱 정도. 사십대(?) 일찍 돌아가신 당숙의 친필이 형님한테 의미가 더 있겠다. 어릴 땐 서울 계신 육촌 형들이 방학에, 명절에 오시기만 기다려 같이 놀았는 데, 지금은 큰일이 있지 않으면 연락도 머뭇거린다. 이참에 한번 뵙고 차라도 한잔 나눠야지. 점점 더 멀어지는 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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