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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철 Apr 22. 2021

쌤.억수로고마워예.2018.09.02


1978년 현풍초등학교에 여 선생님이 첫 부임지로 오셔서 4학년을 맡으셨습니다. 그들이 6학년이 되자 졸업시키고 싶으셨답니다. 오랫동안 6학년 담임은 남자 선생님만 했습니다. 연초 담임 1, 2, 3 지망을 6학년, 6학년, 6학년으로 하셔서 기어이 5반 담임이 되셨습니다. 교장 선생님도 허락을 안 할 수가 없으셨겠죠. 소풍, 운동회 계주에서 행여 남자 선생님반에 주눅 들까 이를 악물고 뛰셨습니다. 수학여행을 못 가는 친구를 같이 가게 도와주셨습니다. 동전 모아 달성공원에 데리고 가셨습니다. 가정형편으로 방황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학기 중에는 눈으로 볼 수 있어 안심인데, 차라리 방학도 없었으면.. 생각했다 하셨습니다. 수업 끝나면 붓글씨를 가르쳤습니다. 자체 방과 후 수업이었죠. 국어가 약한 친구는 따로 가르쳤습니다.  


지난주, 정년퇴임식이 동구 교육청에서 있었습니다. 첫 졸업생인 제 친구들이 말씀도 올리고, 감사의 선물도 마련했습니다.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고,,, 선생님은 손수 수놓은 손수건을 주셨습니다. 친구들 다들 먹먹했다 합니다. 저는 다음날 수성못 스타벅스에서 따로 뵈었습니다. 여쭤봤습니다. 24살 앳된, 도시 선생님이 시골에 오셔서 어떻게 그렇게 하셨는지. 또  40년을 어떻게 한결같으셨는지. 선생님들은 다들 그러신 줄 알았다고...


이제 손주도 보고, 여유 있게 사시겠다 합니다. 여행은 패키지 밖에 못 갔다 하시는데, 저희하고 자유여행은 한번 가시지요. 리마인드 수학여행으로요.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자주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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