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AI 이후, 재능을 묻다.

2025.08.30

by 고병철

얼마 전 한 작가와 저녁을 함께했다. 그 분야에서 손꼽히는 분이다. 방송에서도 “그 주제를 말한다면 이분의 책부터 읽어야 한다”는 추천이 이어지는 작가였다.


그의 간결한 문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소재를 어디서 얻는지도 물었다. 몇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그러나 내가 꼭 묻고 싶었던 것은 따로 있었다. 작가와 AI에 대한 생각이었다.


예전에는 글을 올리기 전, 중학생이던 둘째에게 먼저 읽히곤 했다. 이해가 되는지, 문장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챗GPT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단순한 피드백부터, 내 글을 익힌 뒤 수정본을 내놓는 일까지 맡긴다. “더 줄여 달라”, “다른 문장을 제안해 달라”는 요구에도 군말이 없다.


그래서 물었다. “선생님도 AI를 활용하십니까?”

그렇다고 하셨다. 이제 예술에서도 AI는 일상이 된 듯했다. 문하생이 필요 없는 시대, 웹툰의 밑그림도 마무리도 AI가 맡는다.


그렇다면 예술적 재능이란 무엇일까.

예전에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화가는 아이디어만 내고, 그림은 조수가 그렸다는 주장.
예술은 본래 지루한 반복과 노동 위에서 완성되어 왔다. 작품의 진위는 누구의 손으로 완성되었는가에 달려 있었다. 그런 시각에서 당시 그 작가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를 것이다.


무엇을 보호해야 하고, 무엇을 인정해야 할까.

한때는 물감조차 귀했다. 아무나 다룰 수 없는 재료였고, 생계를 걸려면 재능이든 광기든—무언가에 미쳐야만 했다.


이제 물감은 흔하다. 누구나 값싸게 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누구나 예술가가 되지는 못한다.

결국 가치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제시하는 힘에서 비롯된다.


예술도 변하고, 일상도 변한다.
업무는 또 어떻게 달라질까.
앞으로 우리는 어디로 튈까.


그래서 더 필요하다.
잠시 멈추어 성찰하는 힘.

새로운 것을 좇는 속도보다, 나만의 시선을 지켜내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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