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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철 Mar 19. 2017

정동 나들이

2016.03.19

구 러시아 공사관(정동)



명동, 중국 관광객들이 예전보다 줄었다. 행색은 세련되었다. 다니긴 좋아졌다. 점심은 중국대사관 근처 중국집에서 짜장면. 덕수궁(경운궁) 돌아 정동으로. 쾌적한 동네, 예전 러시아 공관 건물이 하나 남아있다.


고종은 도성 안에 외국공관을 허락하지 않았다. 최소한의 자존심인데, 지키질 못했다. 임오란을 빌미로 일본, 청국 공관이 들어오고, 새로 설정한 라인이 청계천이다. 이후 궁궐과 가까운 정동에 미국 공관, 러시아 공관이 들어선다.


러시아를 가까이, 일본을 멀리하자던(인아 거일) 명성황후가 시해된 경복궁. 고종은 거처를 경운궁으로 옮긴다. 일본군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야밤에 고종과 왕세자는 미국 공관을 지나, 러시아 공관으로 간다. 아관파천. 제 궁궐 하나 지키지 못하고, 외국 땅(공사관)으로 피해야 했던 조선말이었다. 슬픈 역사다.

...... 

상해 와이탄에는 독일에서 석재를 가져와지었다는 독일 공관이 그대로 남아있다. 정동에 있던 구한말 외국 공관들은 다 떠났다. 건물도 없어졌다. 없애야 했을까. 엔틱 멋이 나는 이색 거리로 남겨도 좋지 않았을까. 역사의 현장은 그 자체로 의미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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