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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철 May 05. 2017

(6) 이야기하듯이

투자사에서 하는 IR은 토너먼트다. 다음 기회가 없다. 결과가 나쁘면 빨리 털어야 하는데, 뜨뜨미지근하면 문제다. 자금은 떨어지는데 시간만 보낼 수 있다. 반응이 확실한 게 좋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주입시키고 싶다. 자랑거리가 너무 많다. 비슷한 패턴, 많이 들었다. 지루하다. 듣는 쪽에선 딴 생각이 슬쩍슬쩍 끼어든다. 끝나고 "글쎄 잘 모르겠는데" 무심히 듣게된다. 성의없는 거 아닌가. 늘 그렇듯 한쪽만 잘못은 아니다. 집중하게 하자. 평가는 제대로 받자.


이야기로 풀자. 이것저것 나열은 그만, 맥락을 만들자. 앞뒤 사실들을 연계시키자. 듣는 사람도 그것들을 엮고, 상상하고 예측하게 하자. 어렵지 않다. 형식을 버리고 친구한테 말하듯 하면 된다. 앞에 있는 한 사람을 친구라 생각하고 그 사람만 보고 이야기해도 좋다. 시선은 진정성을 전달한다.


질문을 유도하자. 이름난 강의도 듣기만 하면, "아 그렇군" 하고 끝. 재미 있었는데, 뽀족한 기억이 없다. 누가 하던 질문이 더 신경을 끈다. 보스의 질문은 수준을 떠나 중요하다. 조직사회에서는 말이다. 동료의 질문은 서로를 자극한다. 질문 없는 IR은 실패다. 질문 숫자가 IR 성적이다. 첫 질문이 빠를 수록 좋다.


주고 받는 이야기가, "음 말이 되네" 하면, 일단 성공이다. 아니라면 인연이 아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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