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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철 Jul 07. 2017

63. 이거 결재해야 하나요?

http://ciomentor.blogspot.kr/2011/07/it-and-business-alignment-is-for.html


투심위 했다. 한일 이동통신사업자 조합, 만장일치제다. 투심위 하려고 일주일 전에는 보고서를 각사에 보낸다. 일본어로 번역하는 시간까지, 여유 있게 10일 전에는 보고서를 완성했다. 한 달에 한번 딜 미팅, 그날에 맞춰 투심위도 잡는다. 두 번하기 힘들다. 각 회사 담당자가 내부 결재를 진행한다. 이전에 몇 번 논의했어도 질문은 있다. 질문과 답변을 영어로 모두에게 보낸다. 공유한다. 그렇게 투심위 날까지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서면으로, 정식 의견서를 받는다. 우리 회사는 본부장이 투심위원이다. 투심위 상정 전에 내부적으로는 이야기가 끝나 있다. 그렇게 투심위는 통과. 


사내 투심위 완료 결재는 대표이사까지. 그래야 승인이 완결된다. 조합 규약과는 별개다. 그때 사장님은 한국계 미국인. 부르셨다. 이러저러 물으시고, '이거 내가 반대하면 어떻게 되지?' '아-안됩니다' '저쪽 회사들도 다 했습니다. 승인난 투자 건을 운용사가 거부한 게 됩니다. 조합 규약에 어긋납니다. 복잡해집니다.' '그니까 본부장이 투심위원으로 승인했다며, 승인 결재는 왜 올리지? 나한텐 알려만 주면 되는 것 아냐?' '조합 투자는 모두 그렇게 합니다' 


외국계 회사에서 잔뼈가 굵으신 사장님은 리스크에 민감했다. 반대할 수 없는 승인 결재. 이상하긴 하다. 대표이사가 투심위원 하던지, 완료 결재를 본부장으로 위임하던가 해야 할 것 같다.


운영의 묘를 살린다고, 투심위 전에 대표 결재를 미리 받는다. 그럼 투심위원 본부장은 허수아비가 된다. 공식 절차에 없는 윗사람이 결정한다. 책임은 없고. 만약, 본부장까지 자기 목소리를 내면 층층시하 담당자만 죽어난다. 일이 진행 안된다. 시스템이 꼬여있다. 역학관계가 복잡하다. 그러다, 엉뚱한 상황에, 생사람만 잡게 된다. 


애매한 절차, 관행은 곳곳에 있다. 언젠가는, 힘없는 누군가 덤터기 쓴다. 비뚤어진 절차를 바로 잡자. 설마 터지겠어, 나는 아니겠지, 그럴까? 절대 예외는 없다. 권한, 책임은 절차에 녹아 있어야 한다. 이해관계를 일치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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