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축학개론 03

나는 왜 건축b급공무원이 되었을까

by 건축b급공무원

공무원이라는 세계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정치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고,

인맥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나는 ‘중심’에 서는 것이 늘 부담스럽다.

누군가를 이끄는 자리보단,

묵묵히 뒷자리를 채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면서도 또 마음 한켠엔 욕심이 있다.

“잘하고 싶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


그럴 때마다

나는 내 그릇이 그만한가?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가끔은 “그 정도만 해” “적당히 해”

라는 말을 듣는다.

그 말이 제일 싫다.


‘대충 하자’,

‘월급만큼만 일하자’

스스로 다짐도 해본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그 다짐은 언제나 무너진다.

결국, 누가시키지 않아도 나는 나를 갈아넣게 된다.



건축은 실생활과 맞닿아 있는 업무다.

누구나 공간을 쓰고, 공간에 반응한다.

그만큼 변수도 많고, 이해관계도 많다.


계획 하나, 동선 하나, 자재 하나에도

누군가의 삶이 걸려 있다.

그래서 더 신중해진다.


잘해도 티 안 난다. 본전이다.

하지만 뭐 하나 삐끗하면

책임, 징계, 민원, 나락.


이 긴장 속에서

매번 왜 이 일을 계속하는지

스스로 되묻게 된다.



그래서 나는 b급으로 산다


잘하고 싶은 마음과

걱정이 앞서는 현실 사이에서

나는 오늘도 균형을 잡는다.


그래서 나는

b급만큼만 하자

스스로에게 되뇐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안다.

다음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또다시 내 마음은

a급처럼 움직일 것이라는 것


그리고 결과물은 s급일거라는 희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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