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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겸작 Feb 15. 2022

우크라이나의 빵 공장, 분쟁의 원인을 찾아 1/4

E01. 우크라이나 빵 공장, 분쟁의 원인을 찾아

E02. 나라인 듯 나라 아니었던 우크라이나

E03. 가난할 수 없었는데 가난하게 된 우크라이나

E04.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는 예견된 수순이었나



우크라이나가 우리와 무슨 상관인가?


러시아가 우크라아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기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전쟁이 임박했다는 말이 벌써 몇 달째 계속되고 있다. 이 글이 업로드 되고 곧 전쟁이 발발할지도 모르겠다. 부디 그런 일은 없기를 바란다.


아무리 전쟁이 임박한 긴급한 상황이라 해도 먼나라의 이야기를 우리가 굳이 알아야 할까?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어떤 시사점인지는 시리즈 말미에서 소개하겠다.


이번 글에서는 격변의 시기를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이야기를 할 것이다. 어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 왜 미국과 유럽 각국은 러시아의 침공을 격렬하게 비난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침공의 단편적인 원인은 이미 뉴스에서 많이 나왔다.


서방국가(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국가와 미국을 말한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종속시키려는 것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하고, 러시아는 서방국가가 계속 동유럽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둘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좀 추상적이다.



우리는 이 사태의 원인을 꿰뚫어 볼 것이다. 


어떻게?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다 볼 것이다. 


그것도 몇 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짧은 글로!




우크라이나의 빵 공장


우크라이나의 과거와 현재를 나열식으로 늘어놓으면 집중력이 떨어질 것 같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의 유명한 빵집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우크라이나에는 500년 된 전설의 빵 공장이 하나 있다. 사실 말이 공장이지 규모가 큰 빵집 정도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그 공장은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실재하는 건 아니고 가상의 빵 공장이다. 흥미를 위한 설정이니 널리 이해를 바란다.


우리는 가상의 우크라이나 빵 공장의 흥망성쇠를 보면서 지금 왜 이렇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 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왜 하필 빵 공장인가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대표적인 곡창지대다.


전 국토의 41%가 ‘초르노젬’이라고 불리는 흑토로 구성돼 있는데, 이 흑토가 농사 짓기에는 최고의 땅이다. 전세계 흑토의 1/4이 우크라이나에 몰려 있을 정도로 우크라이나는 농사짓기에 좋은 땅을 가졌다.


시쳇말로 우크라이나에서는 삽만 있으면 무엇이든 재배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먼 옛날부터 우크라이나 지역은 유럽의 빵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농업이 발달했다.


특히 밀 재배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도 과거 소련 시절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하는 곡물이 전체 소련 곡물의 40% 정도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아는가? 가로로 반 잘라서 위는 파랑색이고 아래는 노랑색인 국기다. 푸른 하늘과 풍년을 맞은 황금빛 밀밭으로 국기 자체가 비옥한 토지를 상징한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걱정하는 것 중 하나도 식량 대란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나면 자연스럽게 밀 공급이 어려워 질 건데, 문제는 프랑스나 영국 같은 선진국보다 리비아, 예멘, 레바논 같이 정치 정세가 불안한 곳이 우크라이나 식량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시작으로 식량 폭동이라도 일어나면 동유럽부터 중동지역까지 굉장한 혼란이 생길 거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경제에도 크고 작은 타격이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어떤 나라인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우크라이나가 어떤 나라인지 대략적으로 살펴보자.


사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 ‘우크라이나’라는 이름을 가지고 독립 국가로 있었던 시기가 길지 않기 때문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안드리 셰브첸코 정도는 알 것이다.


굳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건이 있다면 체르노빌 원전사고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애매한게,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우크라이나는 소련의 일부일 뿐이었다.


나라 위치도 세계 전도를 펼치지 않으면 직감적으로 떠오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는 흑해 북쪽에 위치한 나라다. 우측으로는 러시아와 붙어 있고 좌측으로는 폴란드, 헝가리와 붙어 있다. 면적은 상당히 넓은 편이다. 한반도 3배 정도 크기이고 유럽에서는 러시아 다음으로 넓은 나라이다. 인구는 4천만명 정도이고, 수도는 키예프다.



우크라이나는 땅이 좋고 광물도 풍부하고 교육 수준도 높고 산업기반도 좋다. 그런데 나라는 매우 가난하다. 우크라이나 1인당 GDP는 집계된 걸로는 4,000달러 정도다. 우리나라 1/10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왜 이리 경제 사정이 안 좋은지는 뒤에서 천천히 살펴보겠다.


민족은 80% 정도가 우크라이나인이고, 15% 정도가 러시아인이다. 나머지 5% 소수민족에는 스탈린 강제 이주시킨 고려인들이 포함되어 있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 빵 공장의 자취를 따라가 지금의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연결되는 고리를 찾아보도록 하겠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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