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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뿔 Feb 14. 2021

프로토콜에 대하여

제7의 감각, 초연결지능

제7의 감각, 초연결지능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부산시립도서관의 전자도서관에 접속해서 인터넷도서대출로 간단하게 시작했습니다.

(이 또한 연결을 이용한 삶의 변화입니다... 아직 전자책이 많이 부족합니다만)


우리에게는 오감이 있고 육감이라는 말은 오감을 뛰어넘는 초현실적인 감각을 말하는 것일텐데 일곱번째 감각은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여섯번째 감각은 니체가 주장한 감각이 따로 있었습니다.

근대는 우리가 생각했듯이 평화적이고 창조적인 시대만은 아니었습니다.

계몽주의 운동과 이성은 유럽의 거의 모든 제도를 붕괴시켰습니다.

뒤따른 산업혁명은 가장 폭력적인 전쟁을 유발했습니다.

과연 급속도로 진전된 산업혁명은 식민지자원을 필요로 했고

후발주자들은 식민지를 쟁탈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지난 세기 말 당시, 마치 광기처럼 보였던 산업혁명을 견디기 위해 인간에게 '여섯 번째 감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니체의 말은 우리 모두가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단지 아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주장이었다. 니체는 여섯 번째 감각이 역사의 리듬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인류의 삶에는 일정한 속도와 경향이 있어서 자기속도를 유지할려면 장거리 달리기 선수처럼 코스 전체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감각이 없으면 힘들 때 속도를 늦추고 말것이다. 

또는 너무 빨리 뛰다가 정작 큰 언덕이 나타났을 때 지쳐버릴 수도 있다. 니체는 새로운 사회적 질서를 향한 길이 곧 대단히 가파르고 힘든 비탈길로 바뀔 것인데, 1890년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속 내리막만 있을 것이라고 믿고 껑충껑충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제7의 감각, 초연결지능

작가조슈아 쿠퍼 라모출판미래의창발매2017.04.21.  리뷰보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인류는 새로운 사회적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에 커다란 비용을 지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니체의 여섯번 째 감각이 변화하는 산업시대에 맞추어져 있다면 제7의 감각은 누구나 무엇이나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새로운 시대를 겨냥합니다. 이 때 연결은 인터넷 연결뿐만 아니라 현재 곳곳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규정하는 전체 네트워크를 말하는 것입니다.

한 때 기차와 공장이 니체의 시대를 광기로 몰아갔던 것처럼 훨씬 더 빠르고 똑똑한 연결이 이제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대단히 흥미진진하지만 지독하게 불안정한 세계에 살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은 더 이상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래와 변화를 이야기하는 책들은 많았습니다.

엘빈토플러를 비롯한 많은 서구의 지성들이 미래를 예측했고 어느정도는 예상대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변해버렸고 변화를 통제할 수단이 우리에게 없다는 느낌이 엄습합니다.

우리가 맞이할 미래가 디스토피아가 될 것인지 조화롭고 이상적인 세계가 될 수 있을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환경문제나 기후문제 실업과 인플레, 요즘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까지도

어쩌면 근대가 겪어야 했던 새로운 질서를 위한 파괴가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같습니다.

작가는 네트워크가 이 모든 현상의 배후에 있다고 단정짓습니다.

단적인 예로 영어를 예로 들면서 영어는 하나의 프로토콜이고 앞으로의 시대는 언어가 가지는 프로토콜의 중요성이 떨어지므로 언어에 집중하기 보다는 철학이나 도덕에 집중하라고 말합니다.

실시간 번역프로그램이 말하는 사람의 의도까지 전달할 수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은 드러나는 표현도 제대로 옮기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죠)


 세상이 즉각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연결이 더 향상된다. 

기본적인 연결은 이미 강력한 힘이 되었다. 

즉각적으로 연결되는 인공지능기반 네트워크가 어떤 역할을 할지 상상해보라.


영어를 예로 들어보자. 

모든 언어가 일종의 도구이며, 그 언어의 힘은 사용자들과 사용하는 이유에 달려있다. 

예를 들면, 면직물을 사든, 투자를 하든, 매트리스 밑에 비상금으로 숨겨두든, 달러나 

영국 파운드화 혹은 금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양상이 거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듯, 

영어도 정보공유를 위한 하나의 망이다. 

스페인과 레바논, 러시아 연구자들이 함께 분자 의약품을 만들때, 

우주비행사들이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은행가들이 뜻밖의 위기상황에서 금융정책을 

결정할 때, 그들은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강력하고 표준화된 도구를 사용한다. 

영어는 과거의 프랑스어처럼 공유된 도구로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용하는 사람이 많을 수록 그 언어를 배워야 할 동기가 커진다. 

하지만 연결시대에 네트워크의 측면에서 생각하면 달라진다.


영어는 연결의 수단이다. 

영어는 두 대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케이블처럼 어떤 환경에 있는 두 사람을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정보 과학자들은 영어를 하나의 프로토콜(protocol)이라고 부른다. 외교분야에서 프로토콜은 대통령이 식탁의 어디에 앉아야 하는지 부터 특사에게 보내는 서한에 주소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정한다. 프로토콜은 조약 협상, 금융관련 세미나, 결혼식 등 혼란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 고함이 난무하는 무질서 상태가 되지 않게 해준다. 영어는 국제 우주정거장이 떠다니는 바벨탑이 되지 않게 해준다. 디지털 비트를 조직화된 웹페이지로 번역해주는 프로토콜인 HTTP(hypertext transfer protocol)는 인터넷을 작동시킨다. 은행과 소비자를 위한 프로토콜인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s)는 우리가 파리에서 미국산 신용카드로 쉽게 쇼핑할 수 있게 해준다.


프로토콜은 규정집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 프로토콜은 외교프로토콜이 협상테이블에서 대사들의 자리를 정하는 것처럼 믿을 수 있고 예측 가능한 순서로 데이터 비트들의 배치를 정한다. 그래서 컴퓨터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토콜은 단순한 비트가 아니다. 무역 네트워크나 주식시장의 조직화에도 이용될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의 프로토콜을 설계하고 통제하면 하나의 시스템에서 중요한 거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 기술이론가 알렉산더 갤러웨이와 유진새커가 썼듯이, "프로토콜은 네트워크에서 조직과 통제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시스템이다."


그저 프로토콜을 포트란언어 배울 때 잠깐 스쳐 지나가는 걸로 여겼는데 HTTP는 그저 블로그를 꾸미는 장식기술로만 이해했었는데 연결을 고도화하고 신뢰성을 담보하고 지속가능하게 해주는 그런 시스템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한편 작가는 서구의 문명으로는 제7의 감각을 깨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같습니다.

중국의 지배계급을 훈육하는 '난사부'라는 전설적인 인물과 임제종을 들고 옵니다.

이 내용은 다음 글에서 다룰려고 합니다.

이 글의 제목을 책의 제목으로 하지 않고 프로토콜로 잡은 이유는 명상과 제7의 감각에 대해 좀더 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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