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어색한 사이

<그날, 체리빛 숨이 내게로>

by 리디아 MJ


눈보라 속에

장갑 한 짝이 떨어졌다.

체리색이었다.


한 사람의 시선이

그 장갑을 따라

내게로 걸어왔다.


말은 없었고,

오직 숨이 먼저 닿았다.


숨처럼,

사랑이 다가올 때가 있다.

숨처럼,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날의 체리빛 숨결이

아직도 내 안에 있다.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도

붉게 살아 있는 온기처럼.


그 장갑,

그 시선,

그 계절이

아직도 내 가슴에

작은 불씨처럼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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