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체리빛 숨이 내게로>
눈보라 속에
장갑 한 짝이 떨어졌다.
체리색이었다.
한 사람의 시선이
그 장갑을 따라
내게로 걸어왔다.
말은 없었고,
오직 숨이 먼저 닿았다.
숨처럼,
사랑이 다가올 때가 있다.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날의 체리빛 숨결이
아직도 내 안에 있다.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도
붉게 살아 있는 온기처럼.
그 장갑,
그 시선,
그 계절이
아직도 내 가슴에
작은 불씨처럼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