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낳아 준 친구

오래된 우리를 사랑합니다

by hada


뒤를 돌아다보니 떠나온 길 아득하다

작은 소실점에 이끌려

빛의 속도로 다가서니

작은 리본 흰 블라우스

청색 운동화,

엉덩이 반들거리는

삼년 입은 동복

곤색 가방,

오뎅국물

롯데 샌드과자까지...

볕 좋고 나지막한 중학교 교정에

단발머리 찰랑이며 들썩이는

지지배들이 있다

삼삼오오 우리의 일상은

양떼모양 토끼모양

뭉글뭉글 피어나다 사라지고

또다시 솜사탕모양으로 하얗게 피어나는

여름구름 같았다

익지 않은 꿈은

넓은 하늘에서 자유로웠고

왜자했지만

유쾌함과 경쾌함이 깨끗하고 천진했다

작은 바람에도 온 몸을 팔랑이는

미루나무 잎같이

근심 걱정 스트레스라는 게 무엇일까

투명한 웃음이 반짝인다






제각각 힘 달리는 인생살이 있었겠지만

그 맑은 기운 탁해지지 않고 끈끈하게 이어 온

고향의 살 같은 인연

수수하고 얕지 않은 우리의 시간이

어느새 흰머리와 주름살을 부려 놓았다

세상 나이 아랑곳없이

우리의 수다는 여전하고

이젠 따뜻히게 마음 덥혀 주는

차 같은 인연으로 우러나니

인생의 맛 따르고 마시며

깊은 들숨과 날숨으로 함께 호흡한다



점점 앙상해지는 세상

이런 풍요를 얻을 곳이 그리 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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